흑인 기용 강조하며 지지층 단속…"과열된 정치 온도 낮춰야" 당부도
CNN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각) 네바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행사에 참석해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임기는 흑인의 미국에는 지옥이었다"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달 27일 TV토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이민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민자가 아프리카계·라틴계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아 간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소위 '흑인 일자리'가 무엇인지 안다"라며 "이는 미국의 부통령"이라고 말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자메이카계·인도계로 '노년 백인 남성' 바이든 대통령 이미지를 보완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나는 흑인 일자리가 무엇인지 안다"라고 다시 말한 뒤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라고 말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통령으로 그와 행정부를 함께했다.
그의 발언에 청중석에서는 "4년 더, 4년 더"라는 외침이 나왔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울러 자신이 재임 중 커탄지 브라운 잭슨 연방대법관을 임명한 점도 강조했다. 그는 사상 첫 흑인 여성 대법관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스스로, 그리고 미국에 '내 행정부는 실제 미국과 같이 보일 것'이라고 약속했다"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비백인 인재 기용이 미국의 다양성을 반영했다는 취지다.
흑인 유권자는 오랫동안 바이든 대통령의 공고한 지지층으로 꼽힌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강성 반(反)이민 기조와 2021년 조지 플로이드 시위 대응으로 비백인 유권자에 친화적이지 않다는 이미지가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각료였던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은 저서에서 그가 백악관 인근 블랙라이브스매터(Black Lives Matter·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시위대를 두고 "쏘면 안 되나"라고 발언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발언은 지난 13일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으로 잠시 공세를 중단한 이후 바이든 대통령의 첫 유세성 일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그(트럼프)가 심각하게 다치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지금은 이 나라가 중요한 대화를 해야 할 시기"라며 "우리 정치는 과열됐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모두에게는 이 (과열된 정치의) 온도를 낮출 책임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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