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악해지는 서울 국지성 강우…제2의 우면산 산사태 우려

기사등록 2024/07/18 08:37:26 최종수정 2024/07/18 10:04:53

서울硏 '서울인포그래픽' 산사태 우려 전해

서울 관측지점 간 강수량 최대 89.4㎜ 격차

서초구와 동작구, 관악구에서 산사태 잦아

[서울=뉴시스]서울 자치구 산사태 현황. 2024.07.16. (자료=서울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기후 변화로 인해 국지성 강우가 잦아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에서 2011년 큰 피해를 준 우면산 산사태와 같은 재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연구원은 지난 16일 발간한 '서울인포그래픽 제354호'에서 서울의 대표 관측소인 종로구 서울기상관측소의 1961~2022년 연 강수량이 10년마다 3.5㎜씩 증가했다고 밝혔다.

약 60년 중 전반기 30년보다 후반기 30년에 연 강수량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1961년부터 1990년까지 연 강수량은 1369.8㎜였지만 1991년부터 2022년까지는 1421.9㎜였다는 것이다.

또 국지성 강우가 잦아지고 있다.

2022년 서울기상관측소와 서울 전역 22개 관측 지점의 1시간 최다 강수량을 비교하면 최대 89.4㎜까지 차이가 났다. 이는 기후 변화로 인해 강수 강도와 국지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나타났던 기록적인 국지성 강우의 주요 원인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연속 발생한 라니냐였다. '라니냐'는 주로 태평양 적도 지역 해수 온도가 평소보다 낮아지는 현상이다. 라니냐는 전 세계 기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올해도 라니냐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올해 7~9월에 라니냐 발생 확률이 60%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처럼 좁은 지역에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2011년 우면산 산사태 같은 피해가 서울에서 또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우면산 산사태는 2011년 7월 폭우 당시 서초구 우면산에서 발생한 산사태다. 7월27일 오전 8시30분에서 50분 사이에 대량의 토사가 주거지를 덮쳐 16명이 사망하고 가옥 30채가 매몰됐다. 다른 가옥 116채도 부분적인 피해를 입었다.

서울 시내에서 산사태 발생 가능성이 큰 서울 자치구는 서초구와 동작구, 관악구 등으로 나타났다.

2010년부터 2022년까지 서울 산사태 발생 건수를 보면 서초구가 45건, 동작구가 30건, 관악구가 26건, 성북구가 12건, 강남구·서대문구가 각각 11건, 종로구·강동구가 각각 10건 순이다.

서울연구원은 산사태를 예측하기 위해 관측소를 더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연구원은 "산사태 위험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3~5㎞ 수준의 촘촘한 강수 관측망 데이터 확보가 중요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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