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러시아와 중국을 순방한 이후 미국을 방문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미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만나 우크라이나 휴전 방안을 논의했다.

12일(현지시각) 미국 ABC뉴스 등에 따르면 오르반 총리는 지난 11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끝난 뒤 미 플로리다주에 있는 마러라고 저택을 찾아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났다.

오르반 총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 X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촬영한 사진을 게재했다. 그는 "우리는 평화를 만드는 방안을 논의했다"며 "좋은 소식은 그가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것"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트루스소셜에 오르반 총리의 게시글을 올리며 "평화를 가져와야 한다"며 "시작되지 않았어야할 전쟁에서 너무 많은 이들이 숨졌다"고 말했다.

이들이 언급한 평화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오르반 총리는 이달 초부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잇따라 만났고 평화회담에 논의 띄우기에 나선 바 있다.

다만 오르반 총리의 이러한 행보는 대다수 유럽 국가들로부터 좋지 않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젤렌스키 대통령도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역시 우크라이나의 의중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며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미국을 제외한 나토 31개국 정상 중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난 것은 오르반 총리가 처음이다.

헝가리는 미국과 나토 동맹으로 묶여있으나, 오르반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보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까운 행보를 취하고 있다. 지난 3월에도 마러라고 저택을 방문해 회동한 바 있다.

경쟁자와 가까이 지내는 오르반 총리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시선도 곱지 않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한 유세에서 오르반 총리를 독재자로 묘사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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