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트라스 파업에 따른 손실만도 이미 100억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다음 주 추가 파업까지 예고돼 모트라스 발 피해가 일파만파 커지는 모양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의 완전 자회사로 자동차 핵심 모듈을 생산하는 모트라스 노조는 올해 임금 협상에서 회사 제시안에 반발하며 지난 5일과 10일 파업을 단행했다.
모트라스 노조는 오는 15일 협상이 또다시 불발되면, 16일에는 4시간 부분 파업과 18일 8시간 총파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모트라스 노조는 특히 오는 18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소재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대규모 시위도 벌인다. 노조 측은 사측이 대체 인력 투입을 시도하면 '보복 파업'을 하겠다는 엄포까지 놓으며 극한 대립을 벌이고 있다.
모트라스 노사 임금 협상의 가장 큰 쟁점은 기본급과 성과급 규모다.
모트라스 사측은 올해 ▲기본급 9만원 인상 ▲성과급 400%+800만원 등 총 2000만원에 육박하는 역대 최고 수준의 인상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모회사인 현대모비스와 비슷한 수준을 달라고 요구한다.
현대모비스 노사는 ▲기본급 11만2000원 인상 ▲성과급 500%+1520만원+11주 수준의 임금 인상안에 잠정 합의한 바 있다.
모트라스 노조 측은 "지난해 모트라스 기본급 인상분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인상분의 82% 정도였는데, 올해는 80% 수준으로 더 낮아졌다"며 "완성차가 최고 실적을 달성한 배경에는, 부품 계열사의 노력과 헌신이 있는 만큼 성과도 비슷하게 나눠야 한다"고 밝혔다.
모트라스 노조의 파업으로 현대차의 생산 차질에 따른 손실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김원혁 모트라스 대표이사는 지난 11일 진행한 제15차 노사 교섭에서 "올 상반기 누적 손익이 90억원인데, 상당 부분을 파업 클레임 비용으로 사용해야 한다"며 "다음 주 추가 파업까지 예고돼 곤혹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모트라스 측은 지난해에도 노조 파업으로 61억원 규모의 손실을 봤다.
더 큰 문제는 모트라스 파업이 단순히 이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모트라스가 제공해야 할 부품이 공급되지 않아 현대차·기아 등 완성차 업체의 생산에도 큰 악영향을 주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거대한 가치사슬로 하나처럼 묶여 있어, 어느 한 부품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 생산라인 전체가 멈춰설 수 있다. 실제 모트라스의 지난 파업 당시 모듈 부품이 공급되지 않아 현대차와 기아의 국내 공장 대부분이 생산을 중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와 부품사가 창출하는 부가가치가 각각 다르고, 부품사 중에서도 사업 내용에 따라 수익 구조가 천차만별이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모두가 같은 임금, 같은 복지를 요구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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