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확대 나선 '1위 배민'…점유율 증대 우선한 '쿠팡이츠·요기요'

기사등록 2024/07/10 16:00:53 최종수정 2024/07/10 17:30:53

배민, 배민1플러스 중개 수수료율 6.8%→9.8% 인상

포장 수수료 무료·수수료율 인하 나선 경쟁사와 대비

모회사 DH, 만성 적자·6000억 벌금…"배당 늘릴 듯"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배달의민족이 다음 달부터 배달 중개 수수료를 9.8%(부가세 별도)로 3%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힌 10일 서울 시내 한 카페에 배달의민족 스티커가 부착되어 있다. 2024.07.10.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민성 기자 = 지난해 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배달의민족(배민)이 배달 중개수수료율을 3%P 인상했다.

최근 경쟁업체들이 수수료를 인하하고 포장수수료 무료 정책을 연장하고 있는 것과는 대비되는 행보다.

배달업계에선 배민이 중개 수수료 인상을 통해 독일 모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DH)에 배당금을 크게 늘릴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다음달부터 '배민1플러스'의 중개 이용률을 6.8%에서 9.8%로 3%P 인상하기로 했다.

배민은 이번 인상을 통해 수수료율을 업계 평균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이라는 입장이다.

배민은 그동안 배달 중개 수수료율을 경쟁사인 쿠팡이츠(9.8%)와 요기요(12.5%) 등과 비교해 낮은 6.8%를 유지해왔다.

앞서 배민은 지난 2일 무료 배달 멤버십 서비스 '배민클럽(월 3990원)'의 체험기간을 끝내고 유료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이번달부터 그동안 무료로 운영해왔던 포장 주문 수수료도 신규 가입 업주를 대상으로 건당 6.8%씩 받기로 했다.

이 때문에 배달업계와 일부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최근 배민이 너무 수익 창출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배민은 수수료를 인상하는 대신 ▲업주 부담 배달비 지역별로 건당 100~900원 인하 ▲정액제 주문 중개 서비스인 울트라콜 월 요금 환급 ▲포장수수료 50% 인하 등을 가맹점주를 위한 혜택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배달의민족 요금제 개편.(사진=우아한형제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배민의 수수료 인상은 쿠팡이츠, 요기요 등 경쟁사와 정반대되는 움직임이다.

특히 쿠팡이츠는 올 3월 와우 멤버십 회원 대상으로 '무제한 무료배달'을 시작하고, 내년 3월 이후에도 포장 수수료 무료 정책을 지속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지속하고 있다.

요기요는 지난 4월 '요기패스X' 구독료를 월 4900원에서 2900원으로 낮췄고, 중개수수료를 낮춘 신규 요금제를 일부 지역에서 시범 운영하는 등 수익성 보다는 시장 점유율 확보에 주력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가장 늦게 배달앱 시장 진출을 선언한 에치와이(hy)도 배달앱 '노크'의 중개수수료를 업계 최저 수준(5.8%)로 책정하고 무료배달을 선언했다.

한 배달업계 관계자는 "시장점유율이 60%가 넘는 배민이 막강한 소비자 '록인 효과’(lockin effect)'를 바탕으로 가격을 올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배민의 배달앱 시장 점유율은 63%, 쿠팡이츠 20%, 요기요 17% 수준이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배달앱.(사진=와이즈앱·리테일·굿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또 배민의 월간 사용자 수는 2170만명으로, 쿠팡이츠(771만명)과 요기요(592만명)를 합쳐도 배민 사용자의 63%에 그친다.

업계에선 배민의 모회사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보내야 하는 배당금을 늘리기 위해 수익성 강화 정책을 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배민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인 당기순이익 5062억원을 낸 뒤 독일 모회사에 4127억원을 보냈다. 이익의 81% 수준이다.

최근 DH는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반독점법 위반으로 EU 집행위원회로부터 4억 유로(한화 약 6000억원)의 벌금을 부과받게 생긴 상황이다.

이 때문에 DH가 이번 중개 수수료 인상을 통해 배민의 배당 규모를 더 키울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다만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이번 수수료 인상은 이국환 대표의 사임, DH의 수익성 압박과 관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km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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