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뉴시스] 이상제 기자 =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대구 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며 신천에 물이 불어나 일부 구간이 침수되자 경찰과 지자체에서 통행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들은 '나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넘치는 신천 옆 산책로를 아무렇지 않게 걷고 있다.
10일 오후 대구 수성구 상동교 인근 신천 산책로는 지난 8일부터 내린 강하고 많은 비로 인해 침수되며 경찰과 지자체 등에 의해 통행이 제한되고 있다.
평소 시민들이 나들이 장소로 애용하는 산책로에는 불어난 신천 물이 가득 차 있었고, 폭우에 꺾인 나뭇가지와 쓰레기들이 곳곳에 떠다니고 있었다.
그러나 통제선 너머에는 흘러넘치는 강물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는 시민, 빠르게 흘러내리는 물을 핸드폰 카메라에 담기 위해 가까이 다가가 사진을 찍는 시민 등이 있었다.
또한 인적이 드문 틈을 타 위험한 나들이를 즐기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신천 물을 따라 달리는 시민도 적지 않았다.
자전거를 타고 신천을 달리는 시민을 발견한 경찰은 "모든 출입로를 통제하고 있는데 어떻게 들어가셨나"라며 "자전거에서 내려 빨리 올라오라"고 다그쳤다.
이에 자전거를 타던 남성은 "비도 그치고 날도 좋아 신천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라며 통제선을 넘어 도로 위로 올라왔다.
대구 신천 곳곳에서 위태로운 모습이 연출되고 있지만, 계도나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대구시 관계자는 "통제선을 넘어간다고 해서 벌금을 부과하거나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따로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민원이 들어올 때 순찰하며 계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비는 그쳤지만, 수위가 높은 만큼 통제선 안으로 들어가는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지난 9일 경북 경산시 진량읍에서 40대 여성이 침수된 자신의 차량을 확인하다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경찰과 소방, 등 240여명은 장비 30여대를 동원해 실종자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경산시 하양읍 호산대 앞 국도 4호선 도로가 물에 잠겨 통행하던 차들이 침수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한 남성이 대구 북구 태전동 태암교에서 자전거를 타다 강물에 빠져 실종 13일 만에 발견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해당 지자체가 위험 구간에 시민들의 출입을 막는 바리케이드를 쳤다면 귀중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전계원 강원대 방재전문대학원 교수는 "집중호우가 발생했을 때 강의 수위가 올라가면 비가 그친 뒤에도 급류 형태를 띠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유속의 크기가 강하기 때문에 만약 발을 헛디디게 되면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고 구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재나 지진 등 다른 재난에 비해 폭우에 대한 시민들의 안전의식이 부족하므로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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