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페인트에 폐어망 매트까지"…현대차, 친환경을 타다

기사등록 2024/07/10 14:04:01

신차에 재활용 소재 적용 확대

옥수수·유채꽃 추출 도료 사용

폐그물 재활용 매트 등 적용 늘려

EU, 2030년부터 재활용 25% 의무

폐차 회수·처리 책임도 생산자에게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현대차가 차량에 친환경·재활용 소재 사용을 크게 늘리고 있다.

갈수록 강화되는 탄소 중립과 폐기물 관련 규제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다. 특히 단순히 재활용 소재 사용을 넘어 차량 설계부터 폐차까지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순환형 체계 구축도 서두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출시하는 차량들에 재활용 및 천연 소재 적용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환경 피해가 없는 바이오 소재나 폐플라스틱 재활용 소재를 가공해 생산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현대차의 대표 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5의 경우 문짝과 크래시패드(계기판과 중앙디스플레이 등을 감싸는 기본 틀)에 유채꽃과 옥수수에서 추출한 바이오 페인트를 썼다. 또 팔걸이와 의자 커버는 재활용 PET 원사로 만들었다.

아이오닉5 1대 당 많게는 패트병 32개 분량의 재활용 원사가 쓰인다.

아이오닉5 내부에 깔린 카펫에는 사탕수수와 옥수수에서 추출한 바이오 성분이 함유돼 있고, 인테리어 가죽은 동물성 기름이 아닌 아마 씨앗에서 짜낸 기름을 이용해 염석했다.

중형 전기 세단인 아이오닉6에도 재활용 PET 가공 원사와 바이오 원사, 폐타이어 재활용 도료 등이 사용됐다. 바닥 매트에는 폐그물을 재활용한 재생 소재가 쓰였다.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전기차 모델인 일렉트리파이드 GV70에 양모 30%의 천연원단을, 일렉트리파이드 GV80에는 자투리 나무 조각으로 만든 포지드 우드 장식을 사용했다.

[사진=뉴시스] 현대차 아이오닉5 친환경 소재 적용 현황. (사진=현대차 지속가능성보고서 갈무리) 2024.07.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현대차가 재활용 소재 사용을 늘리는 이유는 세계적으로 폐기물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관련 규제도 강화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당장 유럽연합(EU)은 기존 폐차 규제를 대폭 개정해 오는 2030년부터 신차의 재활용 플라스틱 적용 비율을 25%로 의무화했다. 재활용 플라스틱의 25%는 폐차에 기반한 재활용 플라스틱을 적용해야 한다. 또 전자제품처럼 폐차 회수 및 처리에 대한 책임을 생산자에게 부여한다.

현대차는 단순히 재활용 소재 사용을 늘리는 것을 넘어 신차 디자인과 설계, 개발 단계부터 재활용을 염두에 두고 있다.

폐차 단계에서는 차량을 쉽게 해체해 자재를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설계 방식(DfR)도 도입했다. 재활용이 어려운 비금속 소재는 재활용 소재나 바이오 소재로 대체하고 있다.

현대차 차량의 재활용 가능률은 열에너지 미회수 시 85%이며, 폐기물 처리에 따른 열에너지 회수를 포함하면 95%에 이른다. 차량 소재의 70%를 차지하는 철이나 비철 금속 소재는 대부분 재사용 또는 재활용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폐기물 제로화, 자연 자원 보존과 가치사슬 전반의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순환 경제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다"며 "대내외 차량 재활용 소재 기술개발과 양산 차 적용 체계를 지속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esuk@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