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강경 尹에 대가로 "전술 핵무기 재배치·핵공유 검토할수도"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북한과 외교에 나서는 대가로 한국에게 자체 핵무장을 용인하거나 전숙핵 재배치에 나설 수 있다는 미 연구소의 분석이 나왔다.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는 8일(현지시각) '2024년 미국 대선에 북한이 중요한 이유(Why North Korea matters for the 2024 US election)' 보고서를 발표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보고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9년 하노이 회담 무산된 후에도 2023년 12월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잘 지낸다"며 개인적인 친밀감을 형성해왔다고 짚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김 위원장이 축하 성명을 낼수 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호응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보고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을 스스로 '딜 메이커'라고 생각한다며 "미완성된 북한과의 협상을 성사시키려는 동기를 가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에는 김 위원장에게 '크게 생각하라'며 비핵화를 선제 조건으로 요구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8년 싱가포르 정상회담 후 노벨평화상 후보로서 거론되자 우쭐해했다며, 그가 당시 "미국과 북한 사이 합의가 완료되는 것을 보고싶다"고 언급한 점을 소개했다.
보고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비핵화 여부 상관없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북미 관계를 정상화하는 첫 대통령이 되고 싶은 유혹을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일각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배드 딜'을 체결해 실질적 약속 없이 핵지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 한반도 안보 상황을 악화시킬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했다.
특히 보고서는 "2기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의 직접 외교를 재개할 수 있으나 그렇게 하는 것은 여러 가지 위협을 초래한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과 달리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동맹국들과의 공조·단결을 희생할 의향이 더 클 수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미 "한반도 주둔 미군 병력을 줄이고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할 것을 제안했다"며 "이런 미국의 행동은 김 위원장에게 매력적이지만 (북한에 대한) 군사 대비 태세를 약화시키고, 대북 억지력을 약화하며 한미 간 분열의 씨앗을 뿌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적대적이며 불신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한국 안보 우려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북미 대화에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미 외교에 대해 한국을 안심시켜야 한다고 느낀다면, 그는 북핵에 대한 한국의 억지력 강화를 위해 한국의 독자 핵무장을 허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한 한반도에 미국 전술 핵무기 재배치하는 것에 대한 한국의 대중적 지지에 응답하거나, 한미 간 핵공유 협정도 검토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다만 이러한 조치는 "윤 정부에게 외교적으로 큰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한국의 핵무기 도입은 역내 핵확산을 촉발해 한반도 안보 위험을 줄이기보다 오히려 확대시킬 수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도 용납할 수 없는 조치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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