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통해 제작까지'…경찰, 마약 유통 조직 70명 검거

기사등록 2024/07/09 10:01:55 최종수정 2024/07/09 10:50:51

비대면 거래로 전국 마약 유통

경찰, 마약 은닉 장소 2000여곳서 회수

60억대 '필로폰·합성 대마' 밀수입 유통한 총책 검거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경찰이 텔레그램을 이용해 필로폰 등 각종 마약류를 밀수입하거나 합성마약을 제작하고 이를 유통·보관·운반·홍보한 일당 총 70명을 검거했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총 70명을 검거하고 이 중 41명을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구속된 피의자 41명은 ▲마약류 밀수 ▲조직원 모집 ▲채널 운영 유통 ▲마약 관리▲홍보 등 역할을 분담하고, 전국을 무대로 밀수업자로부터 공급 받은 마약류를 비대면 거래 방식으로 다량 유통했다.

이들은 특히 일면식이 전혀 없는 사이였으며, 텔레그램을 통해 범행을 모의하고 신분을 감추며 비대면으로 거래했다. 고용한 운반책에게 좌표를 보내주고 마약류를 소분해 은닉 시킨 후 코인 대행업체 무통장 계좌나 비트코인으로 대금을 수령하면 좌표 사진을 전송해 주는 방식이다.

K(23)씨를 비롯한 9명은 각종 마약류를 밀수입해 유통했다. 또 P(21)씨 등 10명은 오피스텔·빌라 등을 임차한 후 밀수입한 마약을 보관했다.

마약류를 시중에 운반한 C(20)씨 등 운반책은 19명이었으며, 원료물질 밀수·제조책은 N(23·베트남 국적)씨 등 3명, 마약 홍보와 소통방 운영자 G(21)씨 등 3명이다.

각종 마약류를 매수 투약한 인원은 26명이며, 이중 두 사람은 텔레그램 유명 마약 홍보 채널 운영자로 밝혀졌다.

경찰은 지난해 9월3일 '아파트 화단에 수상한 것을 묻는 젊은 남성이 있다'는 신고를 받아 현장에 출동해 풍선에 담긴 흰색 가루를 발견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최초 신고 장소 주변 폐쇄회로(CC)TV를 통해 범행 장면과 인상착의를 확보하고 추적해 사건 접수 4일 만에 운반책 C씨를 긴급 체포했다. 마약류 은닉 좌표 500여 개소를 확보해 회수했다.


또 C씨에게서 압수한 휴대전화를 통해 텔레그램 마약 판매총책 K씨, G씨 검거했다. 연결고리를 추적해 텔레그램 채널 운영자·운반책·관리책·홍보책과 매수 투약자 등 70명을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경찰이 이들에게 압수한 마약은 무려 40㎏에 달한다. 피의자들의 주거지와 은신처, 마약 보관 창고, 좌표 장소 등지에서 필로폰 624g, 케타민 2.3㎏, 대마초 1.7㎏, 합성 대마 26㎏, 액상 대마 3.6㎏, 펜사이클리딘 1.7㎏, 몰리 740g, 허브 2.2㎏, 엑스터시 2797정, LSD 313장, 암페타민 100g, 자낙스 140정 등이며 판매 수익금 1000만원 상당의 비트코인도 압수했다.
압수 마약류 일부.(사진제공=강동경찰서) *재판매 및 DB 금지

아울러 경찰은 텔레그램 채널 운영자들과 운반책 등의 휴대전화 분석을 통해 2000여 개소의 마약류 은닉 장소를 찾아냈다. 이중 1300여 개소에 은닉한 마약류(필로폰·케타민 등) 상당량을 회수해 시중 유통을 차단했다.

또 밀수업자로부터 국제택배를 통해 각종 마약을 밀수·유통하고 있는 정황을 포착하고 은닉해 발송한 택배를 추적해 3kg 상당의 액상 마약을 유통 직전 확보했다. 베트남에서 합성 대마 원료물질을 국내 밀반입해 13kg 상당의 합성 대마를 제조한 피의자들이 땅속에 묻어 놓은 캐리어도 발견했다.

경찰은 현재 필리핀으로 출국한 마약 유통 총책 C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수배하는 동시에 여권 무효화 조치와 인터폴 적색수배 절차를 진행 중이다. 또 국내 검거되지 않은 텔레그램 마약 판매 채널 운영자와 다수의 운반책·매수자 등을 계속 추적 중에 있다.

경찰 관계자는 "텔레그램 채널을 이용한 마약 유통 시장에 큰 타격을 줌과 동시에 대량의 마약이 시중에 유통되는 것을 차단하는 큰 성과를 이뤘다"며 "국민의 정신과 건강을 황폐화하는 마약 유통 범죄에 대해서는 수사 역량을 집중해 끝까지 추적하고 엄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angseob@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