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동아시아 삼국 명품 칠기들이 한국에 모였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한·일·중 국립박물관 공동특별전 '三國三色-동아시아의 칠기'전을 오는 10일 특별전시실에서 개막한다.
삼국 국립박물관의 명품 칠기 46건을 선보인다. 지난 2006년부터 열리는 한국, 일본, 중국의 국립박물관 관장회의 연계 전시다. 삼국 국립박물관은 지난 2012년부터 삼국 문화 소개와 상호 이해 증진을 위한 공동특별전을 2년에 한 번씩 삼국을 돌며 열고 있다.
이번 전시 주제는 칠기다. 각국이 엄선한 칠공예품을 각각 15건 내외로 구성해 서로 다른 칠공예 역사와 문화를 보여줘 상호 문화 이해에 도움이 되고자 기획됐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칠기 46건은 공통된 아시아의 옻칠 기술을 바탕으로 나라마다 다채로운 아름다움과 개성을 자랑하는 유물들이다.
진줏빛 자개를 붙여 꾸민 한국 나전칠기, 금가루를 칠 면에 뿌려 장식한 일본 마키에 칠기, 겹겹이 칠한 칠 층에 무늬를 새긴 중국 조칠기가 대표적이다.
고대부터 명청대까지 옻칠기술을 발전시킨 중국의 조칠기법은 옻칠 기술, 회화, 조각이 결합한 독특한 기법이다. 붉은색과 검은색을 번갈아 겹겹이 칠한 후 조각한 척서기법, 붉은색 칠을 여러 번 하고 조각한 척홍기법, 다양한 색깔의 칠을 겹쳐 칠한 후 조각하는 척채기법 등이 있다.
이번 전시에는 명대 척서기법의 '조칠 구름무늬 탁자', 청대 건륭제 시기 척홍기법 '조칠 산수·인물무늬 운반 상자' 등이 출품됐다.
한국은 고려·조선시대를 이어가며 나전칠기를 독보적으로 발전시켰다. 보는 방향에 따라 진주빛, 무지개빛이 나는 나전칠기는 1000년을 이어 온 대표 전통 공예품이다. 세밀가귀로 불리는 고려 나전칠기는 화려함과 사치를 경계하는 화이불치의 조선 나전칠기로 이어진다.
이번 전시에는 고려 나전칠기 '나전 칠 모란·넝쿨무늬 경전 상자', '나전 칠 봉황·꽃·새 소나무무늬 빗접'을 비롯해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품 '나전 칠 십장생무늬 이층 농' 등 다양한 조선 나전칠기가 전시된다.
일본 대표 칠공예 기법 마키에는 8~12세기 헤이안 시대에 크게 발전했다. 당시 유행한 도기다시 마키에 기법은 칠기 표면에 옻칠로 무늬를 그리고 그 위에 금은 가루를 뿌린 후 표면 전체에 옻칠을 한 후 그려진 무늬를 갈아내는 기법이다. 12~14세기 가마쿠라 시대에 마키에 무늬를 돋우는 다카 마키에가 등장했다.
이번 전시에 도기다시 마키에 기법의 '마키에 칠 연못무늬 경전 상자' 등 다양한 기법의 마키에 칠기, 유럽으로 수출된 남만칠기, 차 문화 관련 칠기, 소유자 신분과 취향을 드러내는 인롱을 볼 수 있다. 전시는 오는 9월22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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