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잇는 서울시내 고령운전자 교통사고…통계는 예측했다

기사등록 2024/07/07 10:32:11 최종수정 2024/07/07 11:32:53

서울 시내 60대 이상 운전자 사고 연이어 발생

고령운전자 수십만명 늘어…사망 사고도 증가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4일 중구 시청역 교차로 인근에서 발생한 차량 인도 돌진사고 현장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들이 3D 스캐너를 이용해 현장을 정밀 촬영하고 있다. 2024.07.04.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시청역 역주행 사고로 9명이 숨진 가운데 이를 기점으로 고령운전자가 낸 교통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서울시민의 불만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1일 운전자 차모(68)씨가 몰던 검은색 제네시스 차량이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웨스틴조선호텔을 빠져나와 일방통행인 세종대로 18길을 역주행했다. A씨 차량은 교차로에서 인도에 있던 보행자들을 덮쳤고 9명이 사망했다.

지난 3일에는 70대 남성이 운전하던 택시가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센터로 돌진해 병원 방문객 2명이 다쳤다. 택시 운전사에게서 마약성 진통제 성분이 검출됐다.

지난 6일에는 80대 남성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가 용산구 서울역 인근 인도를 침범해 보행자 2명을 들이받았다. 차량은 건물 벽을 들이받은 뒤에야 멈췄고 부상자 2명은 사고 이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처럼 서울 중심부에서 고령운전자로 인한 교통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시민 불안감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이 같은 흐름은 서울시가 발표한 통계를 통해 이미 예상된 측면이 있다.

기본적으로 서울 시내를 다니는 차량 중에 고령운전자가 모는 차량이 급격히 늘고 있다.

서울 열린데이터 광장에 따르면 서울 시내 운전면허 소지자는 2016년 이후 700만명대 후반을 대체로 유지하는 가운데 60대 이상은 2016년 약 131만명, 2017년 142만명, 2018년 154만명, 2019년 164만명, 2020년 176만명, 2021년 186만명, 2022년 195만명으로 급증했다.

자연스레 이들 고령운전자가 일으킨 교통사고도 늘어나고 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코로나19로 외부활동이 줄었음에도 고령노동자 교통사고 건수가 증가 추세라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3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택시가 돌진하는 사고로 부상자가 발생했다. 사진은 사고 현장인근으로 옮겨진 가해차량. 2024.07.03. bluesoda@newsis.com
서울 시내 전체 교통사고가 3만~4만건대를 유지한 가운데 60대 이상 운전자가 낸 사고는 2016년 7818건, 2017년 8455건, 2018년 9665건, 2019년 9447건, 2020년 8423건, 2021년 8429건, 2022년 9193건, 지난해 1만193건으로 대체로 상승세다.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비율 역시 30%선을 넘어 40%에 근접하고 있다. 2016년 75명(22%), 2017년 91명(27%), 2018년 107명(35%), 2019년 74명(30%), 2020년 65명(30%), 2021년 77명(32%), 2022년 56명(25%), 지난해 65명(36%)으로 30% 후반까지 비중이 커졌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고령운전자로부터 운전면허증을 자진 반납하게 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호응은 크지 않다.

서울시는 고령자로 인한 교통사고가 증가함에 따라 사고 발생을 줄이기 위해 2019년부터 운전면허증 자진 반납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시는 올해 운전면허증을 자진 반납하는 70세 이상 운전자에 10만원이 충전된 선불형 교통카드를 선착순으로 지급하고 있다.

70세 이상 운전면허 반납자는 교통카드 지원사업이 시작된 2019년 1만6956명을 시작으로 2022년 2만2626명, 지난해 2만5489명까지 증가했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오히려 반감되고 있다.

70세 이상 면허 소지자 자체가 2019년 47만명에서 지난해 2022년 57만명까지 급증한 점을 감안하면 면허 반납은 오히려 둔화되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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