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서 금맥 끊겨…파리서 종주국 자존심 회복 노려
박태준·서건우·이다빈·김유진 출격…金 1개 이상 목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00년 시드니 대회 이후 한국은 올림픽에서 금메달 12개를 수확했다. 양궁(27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금메달을 땄을 만큼 효자 종목이었다.
그러나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전 세계 전력 평준화 속에 금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했다.
한국은 도쿄 올림픽에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에 만족하며 종주국 자존심에 흠집이 갔다.
절치부심한 태권도 대표팀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끊겼던 금맥을 이어 종주국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금메달 최소 1개 이상이라는 목표 달성을 낙관하기만은 힘든 상황이다.
한국은 파리 올림픽에 4명의 선수를 내보낸다.
한국 태권도가 올림픽에 4명 이하의 선수를 파견하는 것은 2012년 런던 대회 이후 처음이다.
2012년 런던 올림픽까지는 특정 국가에 메달이 몰리는 것을 막고자 각 국가당 2체급씩, 최대 4명까지만 파견할 수 있도록 제한을 뒀다.
그러다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부터는 한 나라에서 체급당 1명씩, 최대 8체급에 출전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은 2016년 리우 올림픽에 5명, 도쿄 올림픽에는 6명의 선수를 파견했다.
국가당 출전 선수 수 제한이 풀린 이후로 한국에서 가장 적은 수의 선수가 출전한다.
한국은 남자 경량급 간판으로 떠오른 박태준에게 상당한 기대를 건다.
박태준은 도쿄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이자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장준(한국가스공사)을 꺾고 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2022년 10월 강자들이 대거 출전한 맨체스터 월드그랑프리 남자 58㎏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파란을 일으킨 박태준은 지난해 5월 바쿠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남자 54㎏급 금메달을 획득했다.
다만 박태준이 이번에 처음 올림픽에 출전하고, 남자 58㎏급에 도쿄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튀니지) 등 강자들이 즐비해 금메달 획득이 쉽지만은 않다.
한국은 남자 58㎏급에서 스타들이 대거 등장했지만 금메달과는 좀처럼 연을 맺지 못했다.
서건우도 지난해 12월 WT 월드그랑프리 파이널 남자 80㎏급에서 우승하며 상승세를 자랑, 메달 후보로 거론된다. 당시 도쿄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살리흐 엘샤라바티(요르단), 동메달리스트인 세이프 에이사(이집트)를 차례로 물리치며 우승을 일궜다.
한국이 유독 힘을 쓰지 못하던 남자 80㎏급에서 올림픽 출전권을 딴 것은 서건우가 처음이다.
서건우도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에 선다.
도쿄 올림픽에서 결승까지 오르고도 7-10으로 석패해 은메달을 땄던 이다빈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넘보고 있다.
2016년 아시아선수권대회,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년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이다빈은 올림픽 금메달을 따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종주국 자존심 회복을 노리는 대표팀은 선수 개개인의 특성에 중심을 두고 훈련을 진행하는 한편 지난달 유럽 전지훈련을 실시하며 기량을 갈고 닦았다.
파리 올림픽 태권도는 현지시간으로 8월 7일 시작해 10일까지 이어진다. 장소는 1900년 파리 박람회 때 전시관으로 쓰였던 그랑팔레다.
첫날인 8월 7일 남자 58㎏급 박태준이 선봉장으로 나서고, 8일에는 여자 57㎏급 김유진이 바통을 이어받는다. 남자 80㎏급 서건우는 8월 9일, 여자 67㎏초과급 이다빈은 10일 출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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