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당 대표 출마 결심에 '개딸', "낙동강 말아먹고 염치 있나"…일부 중진은 만류

기사등록 2024/07/04 13:35:27 최종수정 2024/07/04 14:52:52

"유의미한 득표 어려워"·"들러리 될 것"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다문화위원회 출범식에서 김두관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2023.04.19.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김두관 전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을 굳힌 것으로 4일 파악됐다. 차기 당권을 두고 이재명 전 대표에 도전장을 내민 후보가 나온 셈이다. 이 전 대표 강성 지지층은 김 전 의원이 22대 총선에서 영남권 선대위원장을 맡아 낙동강 벨트에서 참패했다며 "무슨 염치로 나오냐"며 공격했다.

민주당에서는 김 전 의원의 출마가 이재명 대세론을 흔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전 대표가 당원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데다 4·10 총선에서 대승을 거두며 당 장악력도 더욱 막강해졌기 때문이다. 김 전 의원이 출마하더라도 유의미한 득표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당대회 흥행에도 그다지 기여하지 못할 것이란 평가다.

이 때문에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는 김 전 의원 출마를 공개적으로 만류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지원 의원은 지난 2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전 의원이 출마를 검토한다고 해서 통화를 하고 '안 나오는 게 좋겠다'고 얘기했다"며 "이재명 전 대표는 총선을 승리로 이끌었고, 민주당의 절체절명의 목표인 정권 교체에서 차기 대통령 후보로 가장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친명(친이재명) 좌장이라 불리는 정성호 의원은 3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전 의원도 영남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당의 지도자인데 지금 나와서 의미 있는 득표를 하지 못한다고 하면 오히려 들러리라는 소리를 듣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된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비주류 의원들의 반응도 미지근하다. 당내 다양성 확보 측면에서 김 전 의원이 출마하는 것이 긍정적이긴 하지만 비명계 세력을 결집하는 구심점이 될 것으로는 보지 않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이른바 '개딸(개혁의딸)'로 불리는 이 전 대표 강성 지지층도 김 전 의원을 공격하고 나섰다.

이 전 대표 팬카페와 당 커뮤니티 등에는 "원외라고 잊힐까 봐 나오나", "본인 지역구도 못 지켜놓고 당대표 선거에 나오나", "영남권 선거 말아먹고 염치가 있느냐", "민주당을 탈당한 동생 김두수와 한 통 속이다"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김 전 의원은 22대 총선에서 경남 양산을에 출마해 영남권 선대위원장을 맡았지만 김태호 국민의힘 후보에 패해 낙선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에 민주라는 DNA가 훼손당하고 있다"며 '이재명 일극체제'에 우려를 표했다.

한 수도권 의원은 "이재명 전 대표 외에 당 대표직 출마 의사를 밝히는 인사가 전무해 전당대회 흥행 부진에 대한 우려는 있으나 김 전 의원이 출마해 '이재명 일극체제'를 계속 비판하면 윤석열 정권과 맞서 싸워야 하는 시점에서 득이 되지 않는다"며 "이 전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강한 야당의 모습을 보여주자는 게 대다수의 견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kje132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