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 고령화 심각…적정 임금·워라밸 확보 필요"

기사등록 2024/07/03 16:54:21 최종수정 2024/07/03 20:10:52

엔지니어링 4단체 '22대 국회 입법과제' 세미나

건설기술인 연령, 2000년 36세→2030년 53세

"불합리한 대가 체계 탓에 저임금·업무환경 악화"

대가기준 정상화·건진법 개정 등 18개 과제 제안

[서울=뉴시스] 정진형 기자 = E&E(Engineering&Engineers)포럼이 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엔지니어링산업의 미래발전과 건설기술인 권익향상을 위한 입법과제 제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엔지니어링산업계와 건설기술인들은 3일 청년 건설기술인력 유입을 늘릴 수 있도록 설계·엔지니어링 분야 대가기준 정상화와 워라밸 확보를 위한 정책 지원을 22대 국회에 촉구했다.

E&E(Engineering&Engineers)포럼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엔지니어링산업의 미래발전과 건설기술인 권익향상을 위한 입법과제 제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E&E포럼은 한국엔지니어링협회, 한국건설기술인협회, 대한건축사협회, 한국건설엔지니어링 협회 등 4개 협회와 한국건설인정책연구원 등 산학연 전문가들이 만든 민간 포럼으로 지난해 5월 발족했다.

이날 세미나에선 법무법인 율촌 고문인 이상호 E&E포럼 운영위원장이 '22대 국회 정책과제 제안'을 주제 발표했다.

우선 엔지니어링산업은 현재 ▲시공 중심 건설산업 구조 ▲불합리한 대가체계와 낮은 임금 수준 ▲ 낮은 수익성과 저부가가치 ▲고령화와 신규 유입 부족 ▲낮은 워라밸 수준 등 5대 도전에 직면했다고 진단됐다.

특히 젊은 엔지니어가 부족해 생산성 저하, 기술진보 속도 저하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기술인을 연령별로 보면 지난해 7월 기준 70세 이상 4만9375명, 60~69세 16만8473명, 50~59세 30만5913명, 40~49세 29만956명, 35~39세 6만2836명, 30~34세 5만2792명, 20~29세 3만4523명이었다.

20년 전과 비교하면 20대 건설인력은 74.9% 감소한 반면, 60대와 70대는 12.5배 증가했다.  이로 인해 엔지니어 평균연령은 2000년 36세에서 2020년 50세까지 상승했고, 2030년에는 53세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됐다.

청년 엔지니어 인력 유입이 감소한 요인에 대해 이 운영위원장은 "낮은 워라밸 수준과 잦은 건설기술인 권익 침해 사례가 청년 유입과 산업 이미지 악화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설계·엔지니어링 분야 대가 체계가 불합리한 것이 근본 원인이라는 문제제기도 했다.

이에 포럼은 18개 정책 과제로 ▲건설기술인 배치기준 개선 ▲현장 근무환경 개선 ▲적정근무시간 보장 ▲임금수준 현실화 ▲건설기술인 경력관리 디지털화를 통한 활용성 및 신뢰성 확보 ▲정당한 대가를 보장하기 위한 건축사 업무 대가기준 정상화 ▲기존 건축물 성능확인제도 도입 ▲허가권자 지정감리 대상 건축물 범위 확대 등을 22대 국회에 제시했다.

또 ▲PM(건설사업관리) 활성화 위한 건설기술진흥법 개정 ▲산업 지속 성장을 위한 신규 기술인 유입 환경 조성 ▲설계 건설사업 관리 기획재정부 예산 현실화 ▲건설 Eng. 종심제 난이도 기준 도입 수 상향 ▲불공정 관행 방지를 위한 원가설계내역서 공개 ▲엔지니어링 특성을 반영한 계약조건 신설 ▲정보체계 구축을 위한 실적신고 의무화 근거 마련 ▲AI 데이터 활용을 통한 산업 디지털 전환 기반 조성도 제안했다.

이 위원장은 특히 "임금 수준 현실화를 위해선 가격경쟁 중심의 입찰 체계를 기술능력 중심으로 바꾸는 게 필요하다"며 "일요일 휴무제를 민간 공사까지 확대해야 한다. 이를 반영해 공기 산정을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제발표에 앞서 진행된 건설기술인의 5분 스피치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이어졌다. 김종원 케이씨아이 사장은 "엔지니어링산업은 저임금으로 신규인력 유입이 감소해 고령화되고 각종 규제로 아사 직전"이라며 "설계변경 정산제도를 법대로 시행하고, 국제 기준에 맞는 금액을 지급하고, 설계 및 건설사업관리 대가를 대폭 상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포럼 공동대표인 김재록 대한건축사협회 회장, 송명기 한국건설엔지니어링협회 회장, 윤영구 한국건설기술인협회 회장, 이해경 한국엔지니어링협회 회장을 비롯해 국민의힘 송석준,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전용기 의원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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