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누명' 동탄 헬스장 화장실 사건…"허위 신고" 자백

기사등록 2024/06/28 19:30:52 최종수정 2024/07/01 07:43:07
[서울=뉴시스] 20대 남성이 아파트 단지 내 헬스장에서 화장실을 이용했다가 성범죄자로 몰려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경찰이 남성에게 반말하거나 퉁명스럽게 대하는 음성이 공개돼 '태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화성=뉴시스] 양효원 기자 =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 소재 헬스장 옆 화장실을 이용했다가 성범죄자로 몰린 20대 남성 A씨에 대한 수사가 무혐의 종결될 예정이다.

피해 신고를 한 여성 B씨가 "허위신고 했다"고 자백하면서다.

28일 화성동탄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3일 오후 5시께 화성시 소재 자신이 사는 아파트 헬스장 옆 관리사무소 건물 여자 화장실에서 B(50대·여)씨를 몰래 훔쳐보고 성적 행위를 한 혐의를 받았다.

B씨는 23일 오후 5시30분께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다음 날인 24일 오전 현장에 나가 건물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본 뒤 A씨를 찾아갔다.

A씨를 만난 경찰은 화장실 이용 여부를 물어보고 사건 접수 사실을 알렸는데, A씨는 "여자 화장실에 들어간 적 없다"는 취지로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경찰은 "CCTV 영상이 있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사건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경찰서를 찾은 A씨에게 "떳떳하면 가만히 있으라"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사연은 유튜브를 통해 공개됐다. A씨는 '억울한 남자'라는 유튜브 채널에 자신이 겪은 상황을 녹음한 파일을 올렸고, 이 영상이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경찰에게 "무죄 추정 원직을 어겼다"며 비난을 쏟아냈다.

화성동탄서는 "객관적 증거를 토대로 억울함 없이 수사하겠다"는 취지 해명을 내놨으나, 홈페이지에는 1만여 건에 달하는 비판 글이 작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 결과 처음 현장에 나갔던 경찰 말과는 달리 건물 화장실 입구를 비추는 CCTV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A씨가 여자 화장실에 들어갔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는 셈이다.

다만 문제가 일어난 당일 건물 출구를 비추는 CCTV에 B씨가 먼저 건물로 입장하고 2분 뒤 A씨가 들어가는 모습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B씨가 들어간 지 3분여 뒤에 건물에서 먼저 빠져나왔고, B씨가 나가는 장면이 찍혔다.

이처럼 사건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던 가운데 B씨는 돌연 27일 화성동탄서를 찾아 "허위신고였다"고 자백했다.

B씨는 그러면서 "병원 약을 복용한는데, 많이 먹으면 없는 말을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B씨 진술 확인을 위해 경기남부경찰청 소속 프로파일러 3명을 투입해 피해자 진술 평가를 했고, 프로파일러들은 "실제 없었던 일을 허위로 꾸며낸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냈다.

경찰은 A씨 입건을 취소했다. 아울러 B씨에 대해 무고 혐의 입건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이 A씨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사용한 것에 사과드린다"며 "해당 경찰이 부적절한 언행을 한 경위에 대해 내부 감찰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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