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원장 기자간담회…AI 위험 대응 위한 'AI안전연구소'도 연내 설립
출연연 혁신방안 진단도…"인건비 자율화 반갑지만 PBS 미개선 아쉬워"
방승찬 ETRI 원장은 27일 서울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ETRI가 무게를 두고 있는 AI 기술 개발 전략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ETRI는 26~27일 '인공지능과의 동행'을 주제로 컨퍼런스 행사를 열고 AI 로보틱스, AI 컴퓨팅 및 보안 기술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방 원장은 "제가 이번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도 말했듯 5년 내 AI가 인간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며 "이제 AI 다음에는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범용인공지능), ASI(Artificial Super Intelligence·초인공지능)가 나오게 될 것이다. AGI는 인간과 비슷하고, 슈퍼가 붙으면 그 이상까지 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초 AI 기능을 가진 반도체 하나가 인간을 뛰어넘을 수 있는 특이점은 2045년으로 예상됐지만, 컴퓨팅 파워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발전하면서 이제 특이점이 2029년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5년 내에 AI가 인간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 원장은 이러한 추세를 따라 ETRI도 AI 기술을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ETRI 컨퍼런스에서도 시연된 '자율성장 AI'가 중심이 된다는 것이다. 방 원장은 "자율성장 AI는 우리가 데이터를 직접 입력해주는 것이 아니라 웹 등을 스스로 뒤져서 지식을 얻고 학습해 업데이트·성장해나가는 AI가 될 것"이라며 "이제 자율성장 AI의 뼈대를 완성했고 살을 덧붙여서 조만간 멋진 모습으로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ETRI 내에는 AI안전연구소도 올해 중 설립될 예정이다. AI 기술의 급격한 발전과 함께 위험성도 커지는 만큼 AI 안정성 평가를 위한 전담조직으로 작동하게 된다. 방 원장은 "ETRI AI연구소는 아시아 태평양을 대표하는 글로벌 AI 안전 허브로 구현할 계획"이라며 "올 하반기 내에 AI 안전연구소를 설치하고, AI안전검증·AI안전기술연구·AI안전정책 및 글로벌 협력 등으로 조직을 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서는 "인건비나 정원의 자율화, 기술료의 인건비 활용 허용 등은 제가 그간 정부에 건의했던 내용이 정말 잘 반영됐다"면서도 "가장 중요한 PBS 제도(연구과제중심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아쉽다"고 밝혔다.
PBS는 연구기관 간 경쟁을 통해 연구개발 생산성과 재정운영 투명성을 높이고자 지난 1996년 도입된 연구개발예산관리제도다. 출연연이 정부로 받는 출연금 외에 국가 R&D 사업을 수주해 연구비와 인건비 등을 충당하는 것이 골자다. PBS는 경쟁 촉진이라는 본래 취지와 달리 연구자들이 단기성과 위주 과제에만 매몰되면서 연구과제의 파편화, 전문성 하락 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방 원장은 "우리나라 R&D 구도를 보면 연구원들이 '먹고살기 위해' 크든 작든 어딘가에서 사업을 따오고, 대부분 과제들이 성공을 했다고 말한다. 어느 해에는 과제 성공이 99.8%에 달한 적이 있는데, 이게 우리나라 R&D의 실정"이라며 "이 원인은 대부분 PBS제도와 연관돼있다고도 볼 수 있다. 조심스러운 얘기지만 출연연 R&D를 효율화하고 우리나라 R&D를 살리기 위해서는 이 PBS 제도 문제부터 해소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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