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가자 지구에 국한됐던 중동에서의 분쟁이 전역으로 확산할 조짐인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은 긴장 완화와 균열 봉합에 분투하는 모습이다.

국무부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각)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과 면담했다. 이번 면담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정면충돌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진행됐다.

블링컨 장관은 갈란트 장관과 가자 지구에서의 휴전 달성을 비롯해 잔여 인질 전부 석방, 팔레스타인 주민 고통 경감 등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에 관해 논의했다고 한다. 가자 전쟁은 8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특히 이 자리에서 가자 지구 전역에 인도주의 원조를 전달하고 관련 활동을 하는 구호 직원을 보호해야 한다며 이스라엘 측에 유엔과의 충분한 협력 및 이를 통한 추가 조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후 가자 재건과 통치·안보 증진과 관련한 외교적 노력에 관해서도 정보를 전달했다고 한다. 블링컨 장관은 이와 함께 갈란트 장관과 이스라엘의 안보의 중요성을 논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그간 이스라엘·헤즈볼라의 간헐적 충돌로 접경 지역에서 대피한 양측 국민을 거론, 이들의 귀환을 위한 외교적 노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안보 약속도 재확인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갈란트 장관은 이에 양국의 단합을 강조했다고 한다. 갈란트 장관은 "적과 우군의 눈길이 미국과 이스라엘을 향하고 있다"라며 "속히 이견을 해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갈란트 장관은 아울러 "서로의 편에 서는 것이 우리의 적을 약화하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가자 지구에서 인질 석방을 위해 하마스에 추가 압박을 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는 헤즈볼라와의 전면전 우려 및 이로 인한 중동에서의 분쟁 확산 가능성도 화두에 올랐다. 블링컨 장관은 분쟁의 추가 확산을 피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갈란트 장관은 헤즈볼라와의 갈등에 있어 미국의 이스라엘 지지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한다. 다만 TOI는 "블링컨 장관은 헤즈볼라 대규모 공격에 나서지 않도록 주의를 준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하마스 소탕을 위한 가자 지구에서의 전쟁이 장기 지속되는 가운데, 이스라엘은 점차 북부 레바논 접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헤즈볼라의 위협으로 개전 초기 거처를 떠난 북부 주민 귀환을 위해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와 관련, "우리는 이 일(주민 복귀)을 가능하다면 외교적으로 할 것"이라면서도 "그렇게 할 수 없다면 다른 방식으로 할 것"이라며 병력 이동을 거론한 바 있다.

헤즈볼라는 중동 지역에서 이란의 지원을 받는 '저항의 축' 세력 중 최대 규모로, 이들과 이스라엘이 맞붙을 경우 가자 지구에 국한됐던 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할 수 있다. 미국은 양측에 자제를 촉구 중이다.

이와 관련, 미국 언론 폴리티코는 이날 자국 당국자들이 헤즈볼라에 간접적으로 '이스라엘의 의사 결정을 못 막을 수 있다'는 취지의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액시오스도 아모스 호스타인 미국 중동특사가 레바논 측에 지난주 이런 내용의 경고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호스타인 특사는 지난주 예루살렘을 방문해 네타냐후 총리와 갈란트 장관 등을 만났다.

특히 호스타인 특사는 나비흐 베리 레바논 국회의장에게 '미국은 이스라엘을 통제하지 않는다'라는 입장을 피력하고,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지도자에 이런 뜻을 전달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헤즈볼라 측에 추가적인 긴장 고조 대신 이스라엘과 간접적으로 협상에 나서라는 조언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헤즈볼라는 이후 미국에 전쟁을 원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액시오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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