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등판 임박 나경원·한동훈, 당권 '불꽃 경쟁'…중진 등 세력화 시동

기사등록 2024/06/20 07:00:00 최종수정 2024/06/20 07:02:53

나경원, 결단한 듯 …6선 조경태에 좌장 요청

한동훈, 23일 기자회견…친한계 30여명 명단

윤상현·김재섭 후보…친윤계 표심 향배 주목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 의원이 지난 3월19일 오후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에서 시민들에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3.1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하지현 기자 = 내달 23일 국민의힘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나경원 의원·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 유력 후보들의 당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5선 중진인 나 의원은 현역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이르면 이날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당내 최다선인 6선의 조경태 의원에게 좌장 역할을 맡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한 전 비대위원장은 '선거 명당'으로 불리는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 캠프를 꾸리고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박정훈 의원과 러닝메이트로 뛸 전망이다. 친한(친한동훈)계 인사 명단을 공유하는 등 측근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19일 여권에 따르면 나경원 의원은 최근 당 내외 인사들에게 자신의 출마 결심을 밝히며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8일 5·6선 의원, 전날 3·4선 의원들과 티타임을 가지며 출마 관련 의견을 수렴했다고 한다.

전당대회 선거 캠프가 꾸려질 경우 6선 중진인 조경태 의원이 좌장 역할을 맡는 것이 유력해 보인다. 조 의원은 뉴시스에 "(나 의원에게) 좌장을 맡아달라는 요청이 와서 고심 중에 있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김민수 전 대변인을 캠프 대변인으로 선임하는 등 메시지 관리에도 들어갔다. 나 의원은 전날 군기 훈련을 받던 중 쓰러져 사망한 박모 훈련병의 시민 추모 분향소를 찾아 "지금 대한민국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참 많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고 밝혔다.

한동훈 전 위원장의 경우 오는 23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과 박정훈 의원이 한 전 위원장과 함께 최고위원에 도전할 전망이다.

한 친한계 인사는 뉴시스에 "(선거 캠프에서) 같이 러닝메이트를 뛸 최고위원들을 정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장동혁·박정훈 의원이 맡는 쪽으로 얘기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최고위원 5명 중 4명이 사퇴하면 당이 비상 체제로 전환되기 때문에, 한 전 위원장은 물색 중인 청년최고위원 외에 최소 2명의 측근 최고위원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한 전 위원장 측은 전날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 4층 사무실 임대 계약을 마치고 선거 캠프를 꾸리기도 했다. 대산빌딩은 앞서 박근혜·문재인 전 대통령이 활용하는 등 '선거 명당'으로 불리는 곳이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 전당대회 룰 관련해서 발언하고 있다. 2024.06.13. xconfind@newsis.com

한편 나 의원과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가 확실시되자 이들 사이의 견제도 뚜렷해지고 있다. 나 의원이 '원외 당 대표의 한계가 있다'며 한 전 위원장에 견제구를 던지자, 친한계에서 반박이 이어졌다.

나 의원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치의 전장이 국회다 보니 원외 당대표의 경우 여러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국회의원이 아닌 한 전 위원장을 겨냥했다.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은 이와 관련 "당이 어려울 때 모셨던 비대위원장들은 지금까지 다 원외였다"며 "당을 쇄신하고 바꿀 수 있는 건 원내 기득권을 가지지 않은 원외 당 대표가 더 잘 해낼 수 있다"고 반박했다.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기류 속에 친윤계가 어떤 후보에게 힘을 실을지도 주목된다. 앞서 나 의원을 중심으로 친윤계가 결집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나 의원이 직접 선을 그으며 당의 단합을 강조했다.

나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가 지금껏 걸어온 정치에는 친(親)도 반(反)도 없었다. 지금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며 "우리부터 하나가 돼야 한다. 끈끈한 원팀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친한계 인사들은 친윤 모임에서 활동했던 중진 의원을 포함해 한 전 위원장을 지지할 30여명의 명단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친한계 인사는 "(배현진 의원과 가까운) 박정훈 의원이 (최고위원으로) 들어가면 친윤계도 한 전 위원장을 돕는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밖에 여당 당권 주자로는 윤상현 의원과 김재섭 의원, 유승민 전 의원·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거론된다. 안철수 의원은 지난 17일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5선 중진인 윤상현 의원은 전날 '정치시그널' 라디오에서 "당 대표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당정 관계"라며 "민심이 당심이고 당심이 윤심이 되는 당을 만드는 게 주된 과제인데, 한 전 위원장은 그런 관계를 만드는 데 있어서 물 건너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전국위원회에서 '당원투표 100%'였던 전당대회 룰을 '당원투표 80%·국민 여론조사 20%'로 바꾸는 당헌·당규 개정안을 의결했다.

당 대표 후보 등록 기간은 오는 24~25일로, 늦어도 24일까지는 당권 주자들이 자신의 출마 여부를 밝힐 전망이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4월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 관련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공동취재) 2024.04.11.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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