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도 기록적 폭염…사우디 메카 성지순례서 550명 숨져

기사등록 2024/06/19 15:06:54 최종수정 2024/06/19 15:40:13
[메카(사우디아라비아)=AP/뉴시스] 1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성지 메카 인근 미나에서 한 순례자가 연례 하지 순례의 마지막 의식인 악마 기둥에 돌 던지기를 한 뒤 찬물 스프레이를 맞고 있다.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이슬람 최고 성지 사우디아라비아 메카를 찾는 성지순례(하지) 기간에 폭염으로 최소 550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18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들은 지난 14일 하지가 시작된 이후 이집트인 최소 323명, 요르단인 최소 60명을 포함해 최소 550명이 사망했다고 복수의 아랍 외교관을 인용해 보도했다.

메카에서 가장 큰 영안실 중 한 곳인 알무아셈 소재 영안실에는 온열 질환으로 사망한 순례객들 시신으로 가득찼다.

한 외교관은 "이집트인 사망자들은 대규모 인파가 몰리며 치명적인 부상을 입은 한 명을 제외하곤 모두 무더위 때문에 사망했다"고 전했다. 

AFP 집계에 따르면 각국에서 보고된 하지 기간 사망자는 총 577명이다.

하지는 무슬림이 반드시 행해야 할 5대 의무 중 하나인 종교의식이다. 매년 이슬람력 12월 7일부터 12일까지 치러진다.

올해 하지는 여름과 겹친 데다 극단적인 기후 현상이 더해지면서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메카(사우디아라비아)=AP/뉴시스]이슬람 성지 메카에서 연례 하지 순례에 나선 순례객들이 45도를 웃도는 폭염을 가리기 위해 우산을 들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시리아 등 중동, 인도와 태국 등 남아시아와 동남아, 그리고 그리스와 튀르키예 등 지중해에 연한 나라까지 전 세계가 지역을 가리지 않고 펄펄 끓고 있다고 13일 '클라이밋 센트럴'이 보도했다.
지난달 발표된 사우디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성지순례 지역의 온도가 10년마다 섭씨 0.4도씩 상승하고 있다.

사우디 국립기상센터는 지난 17일 메카 대사원 마스지드 알하람의 기온이 51.8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실제 메카 현지에서는 폭염을 피하려는 순례객들이 물을 머리에 붓거나 자원봉사자들이 시원한 음료와 초콜릿을 나눠주는 장면이 목격됐다.

일부 순례객들은 길가에서 움직임이 없는 시신을 목격했고, 구급대원들이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도 봤다고 전했다.

사우디 당국은 온열 질환을 앓는 순례객 2000명 이상을 치료했다고 발표했지만 16일 이후 그 집계치를 업데이트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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