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재앙 직전에 있다면 어떤 것도 배제 못해"
16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올렉산드르 리트비넨코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NSDC) 서기는 이날 이탈리아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이후 푸틴 대통령이 전술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러시아가 대재앙 직전에 있다면 그 어떤 것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리트비넨코 서기는 러시아가 전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동안엔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를 배치할 가능성은 없으며, 전쟁에서 패배했을 때에도 전술 핵무기가 아닌 '전략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은 작다고 예상했다.
전술 핵무기는 전장에서 군사목표를 공격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핵무기를 말한다. 운반 수단의 사정이 길고 탄두의 위력이 큰 전략 핵무기와는 폭발 위력에 있어 차이가 있다.
전쟁의 판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전략 핵무기 사용은 3차대전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핵무기가 사용된다면 전략 핵무기가 아닌 전술 핵무기일 가능성을 높게 본 것이다.
이 같은 리트비넨코 서기의 발언은 지난 13일부터 사흘간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이 "러시아가 화학, 생물학, 방사능 또는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심각한 결과를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후 나온 것이다.
특히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핵무기를 발사하겠다는 위협을 자주 가해왔다. 실제 러시아는 지난 11일 전술핵무기 훈련 2단계를 개시하기도 했다. 해당 훈련은 지난달 시작됐으며 이번 단계 훈련에는 벨라루스도 참여한다.
또 그날 러시아는 핵무기 사용 조건을 명시한 이른바 '핵 독트린(nuclear doctrine·핵 정책)' 변경 가능성을 잇달아 경고하며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올렉산드라 우스티노바 야당 의원은 리트비넨코 서기의 전망에 대해 현실 가능성이 작다고 보고 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은 미쳤다"며 "하지만 그는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지난 달 푸틴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이 핵무기 사용을 승인할 가능성이 작다고 말했다. 그에 따른 국내 및 국제적 반발이 그들의 부와 권력을 위협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그의 부하들이 심리적으로 너무 불안정해서 그 가능성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도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사람들은 머리가 아프다는 것이 사실"이라며 "따라서 그들이 이것을 할 수 있는지 없는지 확실히 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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