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방송서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겨"
벤탄쿠르는 SNS 통해 사과…토트넘은 공식 입장 없어
[서울=뉴시스]문채현 기자 =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우루과이)가 인터뷰 도중 팀 동료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 농담을 해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두 사람의 소속팀 토트넘은 여전히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벤탄쿠르가 손흥민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한 지 24시간이 넘은 16일(한국시각) 토트넘은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벤탄쿠르는 지난 14일 우루과이 방송 '포르 라 카미세타'에 출연해 팀 동료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 농담을 던졌다.
당시 벤탄쿠르는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줄 수 있나"는 진행자의 질문에 "손흥민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른다"며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다"고 웃으며 말했다.
동양인들은 다 비슷하게 생겼다며 외모를 비하하는 전형적인 인종차별 발언을 자국 방송에서 한 것이다.
해당 발언이 온라인에서 퍼지며 논란이 되자 벤탄쿠르는 다음 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과글을 게시했다.
그는 15일 자신의 SNS에 "쏘니!(손흥민의 애칭) 지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하고 싶어. 내가 한 말은 나쁜 농담이었어"라며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지? 절대 무시하거나 상처를 주려고 한 말은 아냐"라고 적었다.
다만 해당 게시글에서 손흥민의 애칭을 Sonny가 아닌 Sony라고 적은 점, 그리고 게시한 지 24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스토리 기능을 통해 사과문을 업로드했다는 점이 팬들의 분노를 일으켰다.
실제 그의 SNS 게시글엔 평소 100여 개 안팎의 댓글이 달렸으나, 가장 최근 게시글엔 5000개에 육박하는 항의성 댓글이 빗발치고 있다.
소속팀 선수의 인종차별 발언에도 토트넘은 여전히 별다른 입장 없이 침묵하고 있다.
과거 토트넘은 소속 선수들의 인종차별 피해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성명을 내고 대응했다.
지난해 11월 경기 도중 손흥민에게 인종차별 행위를 한 크리스털 팰리스 팬에게 구단 공식 성명을 내고 항의해 결국 당사자에게 3년간 축구장 출입 금지와 벌금형 징계가 내려지게 했다.
그보다 앞선 지난해 10월에도 리버풀과의 경기 이후 수비수 데스티니 우도지(이탈리아)가 온라인에서 인종차별에 시달리자 역시 "우리는 EPL과 협력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성명을 내기도 했다.
한편, 손흥민과 벤탄쿠르가 소속된 토트넘은 다음 달 31일 예정된 '쿠팡플레이 시리즈' 친선경기를 위해 방한할 예정이다.
토트넘은 7월31일엔 '팀K리그'와, 8월2일엔 국가대표 수비수 김민재의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독일)과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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