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송파, 서울 평균 낙찰가율 상회
똘똘한 한채 선호…양극환 현상 뚜렷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대출 금리 하락과 종합부동산세 완화 기대감에 매매시장에서 이른바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경매시장에서도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기존 매매시장에서 고가 아파트를 향한 수요 확산세가 경매시장으로 옮겨붙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에 주택공급이 감소할 것을 고려하면 앞으로 경매시장이 과열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경매시장에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 등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선호지역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전달(90.6%)보다 1.5%p 하락한 89.1%를 기록했다. 서울 외곽 지역의 낙찰가율이 약세를 보이면서 낙찰가율을 끌어내렸다.
서울 외곽 지역인 강북구(69.6%), 도봉구(76.3%) 등이 약세를 보였지만, 강남3구인 송파구와 강남구는 각각 100.7%, 93.7%를 나타내며 서울의 평균 낙찰가율을 웃돌았다. 용산구도 마찬가지로 95.1%의 높은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평균 응찰자 수는 전월(7.7명) 보다 0.9명이 증가한 8.7명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의 전체 경매 진행 건수는 275건으로, 전달(351건) 대비 76건이 줄었다. 낙찰률은 42.5%로, 전월(45.3%) 대비 2.8%p 하락했지만, 유찰된 건수보다 신건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낙찰률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서울에서 낙찰가가 가장 높았던 곳은 강남구 대치동 우성아파트로 나타났다. 감정가 51억7000만원의 우성아파트의 낙찰가는 53억178만원이었다. 낙찰가율이 102.5%에 달했다. 또 지난 4월에는 용산구 나인원한남이 1회차 입찰에서 93억6900만999원에 낙찰됐다. 감정가(78억5000만원)의 낙찰금액은 감정가보다 15억원 이상 높아 낙찰가율이 119.35%에 달했다.
낙찰가율은 주택시장의 선행지표 중 하나다. 낙찰가율이 높다는 것은 경매 응찰자가 많아 경쟁이 치열한 것을 의미한다.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비싼 강남3구와 용산 지역 내 아파트의 낙찰가율이 높아진 것은 경매 수요자들이 경쟁력을 갖춘 물건 위주로 입찰에 나섰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가격경쟁력을 갖췄거나, 미래 가치가 높은 물건에 경매 수요가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고금리에 대출 규제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자들 역시 고가단지로 몰리고 있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다만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 경매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게 중론이다. 낙찰가율 상승이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영향을 받지 않는 강남권 고가 아파트가 높은 금액에 낙찰된 것을 중심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경매시장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강남 등 고가 아파트에 경매 수요가 몰리는 것은 각종 인프라를 잘 갖춰 앞으로도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며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경매 물건이 증가하는 가운데 알짜 물건에만 수요가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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