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아이돌봄서비스 수기공모전…36점 선정
[세종=뉴시스]권신혁 기자 = "어린이집이 끝나고 우리 엄마만 데리러 오지 않았다며 울었다는 말을 들으니 직장인 엄마로서 자괴감이 들었어요."
'워킹맘' 박미소씨는 '할세권(조부모가 인근에 있어 아이를 맡기기 편한 곳)'에 거주하고 있지 않아 출산 후 8개월째부터 아이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온종일 어린이집에 보내야 했다. 하지만 '아이돌봄서비스'를 이용하며 아이가 어린이집을 졸업하고 유치원에 입학하는 3년 동안 직장생활을 원활하게 해낼 수 있었다.
박씨는 "할세권은 아니지만 '돌봄세권'에 살아 아이를 키우며 직장 생활이 가능했다"고 전했다. 그는 여성가족부의 '2024 아이돌봄서비스 수기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여가부는 13일 2024 아이돌봄서비스 수기 공모전 심사 결과, 총 36점을 우수 수기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여가부의 아이돌봄서비스는 양육 공백이 발생한 가정에 아이돌보미가 찾아가 12세 이하의 아동에게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국정과제인 '안전하고 질 높은 양육 환경조성'에 따른 조치다.
이번 공모전에선 박씨와 같은 아이돌봄서비스 이용자를 비롯해 아이돌보미, 기관 종사자에게 대상 3점, 우수상 9점, 장려상 24점이 수여됐다.
이용자 부문 대상에 선정된 권선화씨는 23년차 직장인이자 아들 셋의 어머니다. 경기 김포시 아이돌봄서비스 제공기관으로부터 아이돌봄을 제공받았다. 권씨는 수기에서 "세 분의 어머니 같은 돌보미 선생님 덕분에 경력 단절 없이 지속적으로 전문성을 키워 나갈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일육아 병행 외에도, 질병으로 인해 생긴 육아 공백을 아이돌봄서비스가 채워줬다는 내용의 사례도 있었다.
우수상을 받은 박서연씨는 결혼 후 2년 동안 2번의 유산과 시험관 시술을 반복한 끝에 아이가 생겼다. 그러나 아기가 85일이 되던 날 복부 통증을 느끼며 병원을 찾았고 위암 판정을 받았다. 박씨와 박씨의 남편은 항암치료를 받는 동안 아이돌봄서비스를 이용했다. 돌보미 선생님은 박씨에게 아이의 모든 활동이 담긴 사진과 영상을 보내기도 했다.
아울러 아이돌보미와 기관 종사자의 이야기도 전해졌다. 아이돌보미 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김선혜씨는 "엄마의 역할을 잠시 위임받아 아이를 돌보는 돌봄 선생님에게 아이가 긍정적으로 변화되는 모습을 보는 것은 큰 보람"이라고 했다.
종사자로서 대상을 받은 서울 종로구 아이돌봄서비스 제공기관의 이선옥씨는 수기에서 "돌보미 선생님들은 폭풍을 견딘 후 단단히 뿌리를 내린 고목 같다"라며 "선생님들이 흔들림을 잘 이겨내도록 돕는 것이 내가 꿈꾸는 일"이라고 전했다.
한편 올해 공모전은 지난해 495점보다 67점 많은 562점이 최종 접수되는 등 많은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신영숙 여가부 차관은 "여성가족부는 믿고 맡길 수 있는 아이돌봄서비스를 더욱 확대해 양육 지원이 필요한 가정들이 아이와 함께하는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상작으로 선정된 수기는 아이돌봄서비스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여가부는 이를 사례집으로 제작해 전국 서비스 제공기관 등에 배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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