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사주 2심' 김웅 "기억 안나" vs 조성은 "긴박했다"

기사등록 2024/06/12 19:59:49 최종수정 2024/06/12 21:16:53

'고발사주' 재판에 김용·조성은 출석

김웅 "전달 경위 기억나지 않는다"

조성은 "김웅이 신경 많이 쓴다 느껴"

재판부 7월 종결 예정…연내 선고 전망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이른바 '고발사주' 사건의 항소심에서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과 제보자 조성은씨가 함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순차로 진행된 신문에서 두 사람은 엇갈린 증언을 내놨다. 사진은 김 전 의원이 지난 1월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22대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2024.01.08.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박현준 기자 = 이른바 '고발사주' 사건의 항소심에서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과 제보자 조성은씨가 함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순차로 진행된 신문에서 두 사람은 엇갈린 증언을 내놨다.

서울고법 형사6-1부(부장판사 정재오·최은정·이예슬)는 12일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의 항소심 3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는 김 전 의원과 조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전 의원은 손 차장검사로부터 고발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이고, 조씨는 김 전 의원으로부터 고발장을 전달받은 후 이를 언론에 폭로한 인물이다.

김 전 의원은 21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여권 관계자 등에 대한 고발장 등을 "조씨에게 전달한 경위가 기억나지 않는다"며 1심 때와 같이 취지로 증언했다.

그는 또 자신에게 고발장 등이 포함된 메시지를 전달한 인물이 손 차장검사였냐는 질문에 "만약 그랬다면 기억했을 것"이라며 "그래서 그랬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대답했다.

반면 김 전 의원 다음으로 진행된 증인신문에서 조씨는 김 전 의원이 고발장을 전달하면서 신경을 많이 썼다는 취지로 결이 다소 다른 증언을 했다.

조씨는 "당시 김웅 후보가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건 굉장히 신경 많이 쓴다고 느꼈다"며 "'급한데' 이렇게 얘기하는 것 자체가 이 사건이 중대하다고 생각했고 선거에도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씨는 긴박함을 느낀 이유를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 "김웅 의원이 그렇게 얘기했다"며 "'이거 급한데 언제 빨리 접수할 수 있느냐'고 얘기했고, 가장 빨리 (고발장을) 접수할 수 있는 시간에 접수해달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추가 증인 신문을 진행한 뒤 다음 달 24일 항소심 결심 공판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이날 종결할 경우 손 차장검사의 2심 선고는 연내 나올 가능성이 높다.

'고발사주 의혹'은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손 차장검사와 국민의힘 총선 후보였던 김 전 의원 등이 최강욱 당시 민주당 의원 등 범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을 사주했다는 내용이다. 이 사건은 2021년 9월 조씨의 국민권익위원회 신고로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고발장 등을 김 전 의원에게 전달한 혐의로 손 차장검사를 재판에 넘겼는데, 이 사건을 재수사한 검찰은 김 전 의원에 대해서는 선거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해 증거 부족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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