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CHR "인구 밀집 지역에 공습…깊은 충격"
도심에 인질 구금한 하마스에도 "전쟁 범죄"
美-이스라엘 국방 통화…3단계 휴전안 논의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이스라엘의 인질 구출 작전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인 수백명이 죽거나 다친 데 대해 유엔이 전쟁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규탄했다.
11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제레미 로런스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 이번 공습이 민간인에게 미친 영향에 대해 "깊은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로런스 대변인은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에서 공습이 이뤄진 방식은 이스라엘군이 전쟁법을 준수했는지 심각하게 의문을 제기한다"고 우려했다.
가자지구 무장 단체들이 인구 밀집 지역에 인질을 구금하는 것 또한 국제법 위반이라면서 "적대 행위로 인해 팔레스타인 민간인과 인질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며 깊은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이러한 모든 행동은 전쟁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강력 규탄했다.
아미르 와이스브로드 이스라엘 외교부 대(對)유엔 담당 부국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엔의 또다른 도덕적 파탄"이라며 "유엔이 테러리스트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마스는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8일 이스라엘 경찰 및 정보기관 신베트와 합동 작전으로 가자 중부 누세이라트 도심을 공격, 아파트 두 곳에 구금돼 있던 인질 4명을 구출했다. 지난해 10월7일 전쟁 발발 이후 이룬 첫 구출 작전 성공이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하마스를 교란하고 작전팀을 엄호하기 위해 도심에 대대적인 공습을 가했다. 피란민이 밀집해 있던 난민촌도 공격을 받았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 보건부는 공격으로 팔레스타인인 최소 274명이 사망하고 400명 넘게 다쳤다고 발표했다. IDF는 무장 대원 사상자를 구분하지 않은 집계라며, 실제 민간인 사망자는 100명 미만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11일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과 통화에서 인질 구출 작전 성공을 축하했다고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이 성명을 통해 전했다.
미국은 지난 몇 달 동안 드론을 이용해 인질 수색에 도움을 주는 등 이번 작전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작전 부대가 미국이 가자 중부에 신설한 임시 항구를 통해 진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지만, 이스라엘과 미국은 부인하고 있다.
한편 로이드 장관은 통화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공개한 가자지구 3단계 휴전안 관련 "포괄적인 휴전 및 인질 협상에 대한 이스라엘에 지지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두 장관이 "협상을 받아들여야 할 책임은 하마스에 있다는 데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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