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위대한 건물, 위대한 구조는, 때때로 이미 죽은 것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느낌을 전해 준다. 어쩌면 최상의 건축은 시간을 거꾸로 흐르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
재료와 공간 본질에 다가가고자 했던 건축가 루이스 칸 타계 50주년을 맞아 '루이스 칸: 벽돌에 말을 걸다'(사람의집)이 출간됐다.
작가이자 편집장 온 웬디 레서가 쓴 평전으로 루이스 칸의 삶과 건축을 통찰한다.
1974년 그의 죽음부터 이야기를 시작해, 1901년 그의 출생과 그에게 깊은 트라우마를 안겼던 사건을 평전의 마지막 장에 배치했다. 이러한 역순 구성, 즉 회귀적 구성 방식은 '존재의 시작'과 '근원'을 강조했던 루이스 칸의 생각과 신념을 반영했다.
이 책은 두 가지 흐름으로 전개된다. 방대한 인터뷰, 서간, 일기와 메모, 강연, 노트와 연구 문헌 등을 집대성하고 정리해 루이스 칸의 삶과 업적을 연대기적으로 기술한다.
칸의 대표 작품인 '소크 생물학 연구소, 킴벨 미술관, 필립스 엑서터 도서관, 방글라데시 국회 의사당, 인도 경영 연구소를 직접 답사하고 그 내용을 담은 에세이가 또 다른 흐름이다.
루이스 칸은 반세기 동안 대략 235개의 설계를 했고 이 중에서 81개가 실행됐다. 하지만 1952년 이후 완성된 그의 40여 개의 작품 가운데 우리가 손에 꼽을 수 있는 작품은 소수에 불과했다.
'소크 생물학 연구소', '필립스 엑서터 도서관', '킴벨 미술관', '방글라데시 국회 의사당', '인도 경영 연구소', '트렌턴 배스 하우스', '루스벨트 포 프리덤스 공원' 등과 같은 그의 대표적 건축물이 어떻게 계획되고 훗날 어떻게 완성이 되었는지,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는 드러나는 칸의 건축 철학과 예술적 사유 등을 마주할 수 있는 점도 이 평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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