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파리의 중세 시기 두 성곽 가운데 가장 오래된 성곽은 필리프 오귀스트 시대인 1200년경에 세워진 것으로 센강 왼쪽에 그 유적이 뚜렷하게 남아 있다.
성곽은 강 왼쪽의 생트준비에브 언덕 북쪽 비탈 위에서 라탱 구역 ‘소르본 대학가’ 경계를 둘러싼다.
유적이라 함은 센강 양쪽에 퍼져 있는 옛 석재들, 고고학의 유물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지도 위에 분명히 표시되어 있고, 거닐면서 느낄 수 있고, 눈에 띄고, 여전히 생생한 도시의 건축물을 지칭한다.
책 '파리의 발명'(글항아리)은 낭만적 도시 파리의 탄생 이야기다.
발자크, 보들레르, 졸라, 드가 등 많은 예술인이 경도된 파리는 도시이기 이전에 독자적 중력을 갖는 행성 같다.
파리는 다양한 성벽을, 대로를, 정원을, 광장을 품고 또 버리며 현재 경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자유와 혁명 정신을, 행동하는 군중과 사색하는 개인을 길러냈다.
이 책은 이 도시가 군주에 의해, 사상가에 의해, 시민에 의해 부서지고 피어난 장대한 역사를 담았다.
루이 14세 때 건설된 대로에 자리 잡은 파리는 사각 형태로, 당시에도 인구 밀도가 높은 중세 도시였다.
과거의 파리는 빅토르 위고가 위험, 어두움, 음산함이란 단어로 표현한 것처럼 우리가 아는 화려한 미감의 도시와 사뭇 다른 곳이었다.
좁고 오래된 거리들이 뒤엉키고 도시 오물이 도시 다른 한편에 버려지던 파리가 걷는 것만으로도 최상 관광이 되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대로를 갖게 된 과정이 담겼다.
저자인 프랑스 작가 에리크 아장은 그 흔적을 문학작품, 회화, 사진을 통해 추적한다.
외젠 아제의 사진, 오노레 도미에, 피에르 보나르의 석판화 등 다양한 예술가의 도판과 파리의 모든 대로와 구역, 작은 마을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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