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 포화상태…"유물 더 들어올 공간 없어"

기사등록 2024/06/06 00:00:00 최종수정 2024/06/06 00:11:02

조선총독부 청사 개보수한 중앙청

안보회의 장소 쓰던 벙커가 現 수장고

[서울=뉴시스] 5일 열린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 언론공개회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4.06.06.,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2005년 개관한 이후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한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는 한계가 보였다.

조선시대 어보, 어책, 어필이 담긴 현판 등 왕실 보물들로 꽉 들어찬 포화 상태였다.

 손명희 국립고궁박물관 학예연구관은 "현판, 마차, 가마 등 워낙 초대형 유물들이 많아서 벌써 수장고 포화율이 160%"라며 "임시 수장고도 외부에서 지금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현판의 경우에 낱개로 액자 형태로 보관하는 게 바람직한데 사실 수장고 포화율이 높아 모두 다 낱개로 보관할 수 없어 최대한 맞춤 장치를 통해 보관하고 있는데 좋은 환경은 아니다"라고 했다.

박물관은 지난 2021년부터 경기도 여주에 외부 임차수장고 1곳을 운영하고 있다. 손 연구관은 "유물이 더 들어올 공간이 없다"며 "추가적으로 이관될 유물이 궁과 능에 아직 있는데 추가 유물 이관이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토로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2005년 8월15일 개관했다. 2024년 5월말 현재 조선 왕실·대한제국 황실 유물 8만 8530점이 재질·유형별로 분산 수장되어 있다.

이중 국가지정·등록유산은 국보 4건, 보물 27건, 국가민속문화유산 1건, 국가등록문화유산 13건 등 45건에 달한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5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태지역목록 1건, 시도문화유산 3건도 있다.

손명희 국립고궁박물관 학예연구관은 박물관 수장고에 대해 "1962년 한국전쟁 때 많이 손상됐던 조선총독부 청사를 개보수를 해서 중앙청을 만들게 됐다"며 "중앙청이 안보회의 장소로 쓰일 벙커를 설립하게 된 그 벙커가 지금의 수장고"라고 설명했다. "1983년부터 그 벙커를 수장고로 개조하는 작업을 했다. 2005년도 이쪽으로 옮겨올 때 다시 한 번 개보수를 해서 현재는 지하에 총 16개 수장고 있다."

[서울=뉴시스] 5일 열린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 언론공개회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4.06.06.,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박물관 수장고는 본관 지하로 내려가 350m 길이의 좁은 통로로 연결된 곳에 자리하고 있다. 8중 보완단계가 풀리며 공개된 수장고는 어보류를 보관한 제10수장고, 현판류를 보관한 제11수장고, 열린 수장고 제 19 수장고다.

제10수장고에 수장된 대표 유물은 조선왕실 어보·어책·교명(보물) 628점 등이다. 이들 유물은 오동나무로 만든 4단짜리 수납장에 개별 보관되어 있다. 열린 수장고인 제 19수장고에 영조 35년인 1759년 8살이었던 정조를 왕세손으로 책봉하며 만든 죽책·옥인·교명과 관련 부속 유물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제11수장고에는 수장된 대표 유물은 조선왕조 궁중 현판 766점이다. 이중 인조의 잠저 어의궁(於義宮) 현판 (1756년), 사도세자의 사당 경모궁 현판 (1776년 추정), 창경궁 내 순조의 생모 수빈 박씨의 신위를 모신 사당 현판이 실물로 공개됐다. 현판 3개 모두 한 판에 걸려 있었다.
[서울=뉴시스] 5일 열린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 언론공개회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4.06.06.,photo@newsis.com

국립고궁박물관은 향후 초대형이 많은 왕실 유산 특성에 최적화한 수장·보존 처리 공간 조성을 위해 전시형 수장고 형식 분관 건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용재 국립고궁박물관장은 "국민들에게 왕실 유산을 좀 더 적극적으로 알릴 수 있게 고궁박물관 분관 설립 등 공간을 확대하는 좀 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suejeeq@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