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야당 "집권당 단독 과반실패, 모디의 도덕적 패배"

기사등록 2024/06/04 23:13:18 최종수정 2024/06/04 23:44:52

"모디 총리, 도덕적 책임 지고 사임하라는 메시지"

[뭄바이=AP/뉴시스] 4일(현지시각) 인도 뭄바이에서 인도국민당(BJP) 지지자들이 총선 개표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인도는 6억4천200만여 명이 지난 6주간 치른 인도 총선 투표의 개표를 시작했다. 2024.06.04.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6주간 실시됐던 인도 총선에 대한 개표가 진행되는 가운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집권당 바라티야 자나타당(BJP)이 단독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하는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데 대해 제1야당 인도국민회의(INC) 소속 자이람 라메쉬 의원이 "모디 총리의 도덕적, 정치적 패배"라고 비판했다.

4일(현지시각) 알자지라와 더힌두 등 외신에 따르면, 라메쉬 의원은 이날 X(옛 트위터)에 힌두어로 쓴 게시물을 올려 모디 총리의 BJP가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선거 예상 결과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라메쉬 의원은 "모디 총리는 자신이 비범한 척하곤 했으나 이제 그가 전직 총리가 될 것이라는 것이 입증됐다"며 "도덕적 책임을 지고 사임하라. 이것이 이번 선거의 메시지"라고 말했다.

이어 "모디 총리는 2016년 12월3일 모라다바드에서 '그들이 나에게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나는 파키르(faqir·가난한 사람 또는 영적 수행자)이며 나는 내 가방을 들고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며 "퇴임하는 총리는 이 말을 기억하냐. 때가 왔다. 가방을 챙겨 히말라야로 향하라"고 전했다.

라훌 간디 전 INC 총재도 BJP가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데 실패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대해 기자들에게 "유권자들이 모디 총리의 BJP를 응징한 것"이라며 "나는 이 나라 국민들이 올바른 대응을 할 것이라 확신했다"고 밝혔다.

한편 투표자가 6억4200만 명에 달한 인도 연방의회 총선의 개표는 이날 하루 안에 마무리되며 개표 개시 12시간이 지나면 분명한 윤곽이 드러나고 그대로 고정되는 경향을 보여왔다.

개표 개시 9시간30분이 지난 오후 6시 선거관리위원회 공표에 따르면  BJP이 주도하는 여당 연합인 국민민주연합(NDA) 후보들은 총 소선거구 543개 가운데 290개 선거구에서 우위를 달리고 있다. 라훌 간디 전 INC 총재가 이끄는 야권 정치 연합인 인도국민발전통합연합(INDIA)이 235개 지역구에서 앞서고 있다.

모디 총리는 집권 연합 국민민주동맹(NDA) 내 소규모 정당들의 의석을 합쳐 과반을 넘김으로써 초대 자와할랄 네루 총리에 이어 인도 사상 2번째로 3연임하는 총리가 되겠지만 그의 지도력에는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지난 10년의 통치 중 형식적으로는 연정의 형태를 유지했지만, BJP 단독으로 과반수를 유지해와 사실상 연정 파트너들에게 조금도 의존하지 않고 인도 정치를 이끌어온 모디 총리에게는 매우 실망스럽고 충격적인 사실상의 패배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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