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석유·가스 발견되면…수혜 입을 기업 어디?

기사등록 2024/06/03 17:04:33 최종수정 2024/06/04 09:09:24
[서울=뉴시스]SK어스온이 지난 21일 남중국해 북동부 해상에 위치한 17/03 광구에서 생산한 원유를 수상∙수중 호스를 통해 유조선에 선적하고 있다. (사진=SK어스온) 2024.06.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이 확인됐다. 올 연말부터 매장량과 매장 위치를 특정하는 탐사 시추 작업을 통해 실제 매장 여부가 구체화하면 관련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3일 윤석열 대통령은 산업통상자원부의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탐사시추계획을 승인했다.

시추는 부존물의 위치, 규모와 성질을 추정하고 이를 토대로 직접 석유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지하에 구멍을 뚫어 탐사하는 과정이다.

이번 동해 석유·가스전처럼 해양시추의 경우 흙, 암반을 뚫는 육상시추보다 과정이 까다롭다. 주로 ▲잠수식 ▲잭업(Jack-up)식 ▲시추선 ▲반잠수식 등의 유형이 사용된다.

특히 최근 널리 사용되고 있는 잭업식은 통상 예인돼 목적지에 설치된다. 다리가 해저 지층에 고정되며, 상하 이동 가능한 선체는 조업 시 수표면 위로 들어 올려져 사용된다. 수심이 비교적 얕은 지역에서 사용된다.

시추 비용 역시 지역에 따라 차이가 크다. 부수비용을 고려할 때 해상 시추는 가장 비싼 육지 시추와 비교해도 4배 이상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석유공사는 올해 말부터 탐사 시추를 시작한다. 개발 과정에서 투자 비용은 정부의 재정지원, 석유공사의 해외투자 수익금, 해외 메이저기업 투자 유치를 통해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비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탐사를 위해 1공을 시추하는 데만 1000억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번 석유·가스전 탐사의 시추 성공률을 20%로 추산한 점을 감안할 때, 최소 5공 이상의 시도가 필요하다. 과거 석유공사가 동해 천해에서 상업적 가스를 발견했을 당시에도 11공의 시추 끝에 성공했다.

이번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시추 결과 실제 매장 여부가 확인될 경우 해양 플랜트를 운영하는 조선업계가 긍정적인 영향권에 놓인다.

해양 플랜트는 바다 위에 설치해 천연가스, 석유 등 천연 자원을 뽑아내는 일련의 구조물이다. 해상 시추 과정에서 반드시 해양 플랜트나 시추선을 사용해야 하는 만큼, 이를 제작하는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도 수혜 대상이 된다.

다만 이 역시 실제 매장 규모, 시추 가능한 영역, 한 해 생산 규모 등 여러 변수가 상존한다. 때문에 조선사가 입을 수혜 규모는 시추 단계가 구체화 돼야 추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과거 해양플랜트 수주 경험이 있다 보니 주식 시장에서 기대감이 선제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에너지 개발은 장기적인 관점이 중요한 만큼 추후 얼마나 각광 받을 지는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국내 자원 개발 탐사는 한국석유공사가 도맡아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석유개발사업 자회사인 SK어스온 역시 국내 시추나 탐사와는 연관이 없다. 때문에 단순 탐사나 시추 단계에서는 국내 기업들의 역할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만약 동해에서 석유가 발견되더라도 시추 이후 생산 단계까지 가려면 최소 10년 이상 소요되는 만큼 영향을 속단하기는 어렵다. 특히 발견된 원유의 유종이나 상태도 중요해서 단순 발견만으로는 호재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만약 국내 정유사가 지분을 투자하게 될 경우 단순하게 보면 수송 부문에서나 이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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