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년 만에 석유탐사 도전史…95번째 산유국 꿈 이어간다

기사등록 2024/06/03 15:30:58 최종수정 2024/06/03 15:50:12

1959년 국립지질조사소 첫 탐사…석유발견 실패

70년대 해외 의존 탐사…80~90년대 석유公 주도

98년 천연가스층 발견·2004년 생산…산유국 입성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에 대한 탐사 시추 계획을 승인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에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과가 나왔고 유수 연구기관과 전문가들 검증도 거쳤다"고 밝혔다. 예상지역은 영일만 38~100㎞ 범위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세종=뉴시스]이승주 기자 = 에너지 해외 의존도가 높아 가스·석유 대부분을 수입하는 우리나라도 1959년 첫 석유탐사에 돌입했지만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의 설움은 수십년째 계속됐다.

거듭된 실패 끝에 동해에서 천연가스층을 발견했고, 2000년대초 생산에 성공하며 세계 95번째로 산유국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적은 매장량으로 인한 경제성 논란에도 탐사를 지속했고, 이번에는 140억 배럴, 2000조원 규모의 진정한 자원 금맥을 찾았다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직접 국정 브리핑에 나서 "우리 정부에 들어와서 지난해인 2023년 2월, 동해가스전 주변에 더 많은 석유가스전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하에 세계 최고 수준의 심해 기술 평가 전문기업인 미국의 엑트지오사에 물리탐사 심층분석을 맡겼다"고 발표했다.

산업부는 연말부터 실질적인 탐사에 돌입, 이와 관련 내년 상반기에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국내 대륙붕 탐사의 시작은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1959년 국립지질조사소는 전남 해남군 우황리 일대에서 최초로 석유탐사를 실시했다.

지난 1964년부터 1977년까지 포항지역에서 탐사를 실시했지만 석유를 발견하는 것에는 실패했다. 1976년부터 1981년에도 경남·전남지역에서 추가적인 석유 부존 가능성을 조사했지만, 석유생성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도 판명됐다.
출처=석유공사 *재판매 및 DB 금지

1970년대에 들어서 외국 석유회사와 손을 잡고 탐사에 돌입했다. 1970년 1월1일 정부는 '해저광물자원개발법'을 공포했다. 이를 기반으로 국내대륙붕에 대한 석유탐사가 본격화되고, 투자비와 기술 모두 전적으로 외국에 의존했지만 석유 발견에 또 실패하면서 모두 발을 뺐다.

1980년대부터 1990년대에는 스스로 석유를 개발하는 것으로 정책을 선회했다. 1979년 3월 석유공사를 설립하면서 석유개발을 본격 추진했다. 공사가 주도적으로 그동안의 자료를 기반으로 탐사계획을 수립하며 석유 탐사를 추진한 것이다.

그러던 중 1998년 최초로 동해-1 가스전에서 경제성 있는 양질의 천연가스층을 발견했다. 2004년 국내 최초로 천연가스를 생산하게 되면서, 전세계 95번째 산유국 진입에 성공했다.
[경주=뉴시스] 이무열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전 경북 포항시 영일만 앞바다에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3일 경북 경주시 강동면 형산에서 바라본 포항 영일만 앞바다 수평선의 모습. lmy@newsis.com

이듬해에는 동해-1 가스전 인근 고래8구조에서 경제성 있는 추가 가스층을 발견했다. 2015년 외국기업인 우드사이드(Woodside)와 함께 참여한 동해심해광구에서 가스를 발견하고, 이듬해 동해-2 가스전에서 생산을 개시한다.         

2022년 자원영토 확장을 위한 '광개토 프로젝트'를 수립했다. 이를 기반으로 동해와 심해를 비롯한 전해역에서 탐사작업을 수행 중이다.
      
한편 석유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원유·가스소비 세계 9위를 차지할 정도로 석유 의존도가 높다. 에너지 세계 4위 수입국이다. 이에 국내 대륙붕 탐사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서울=뉴시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첫 국정브리핑을 이어받아 브리핑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6.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joo4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