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조사 결과 12만명 계속 체류 희망…전체 63%
전문과학 희망 가장 높아…빈일자리 업종 선호도↓
"생활여건 개선과 노동시장 유입 지원 확대 필요"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 유학생 10명 중 6명은 졸업 후 한국 취업을 희망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일 한국노동연구원이 발간한 월간 노동리뷰 2024년 5월호에는 지난해 통계청의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 분석 결과가 실렸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학교 졸업 후 한국에 계속 체류를 희망하는 외국인 유학생은 11만8369명이었다. 이는 전체 유학생 규모 18만7856명 중 63%에 해당한다.
전공 계열별로 살펴보면 일반 프로그램(84.9%), 어학연수(74.3%), 한국학(69.0%), 농림어업(61.3%) 순으로 체류 희망 비율이 높았다.
이들이 취업하고자 하는 업종은 '전문과학' 분야가 19.6%로 가장 높았다. 이어 교육서비스(16.7%), 기타(13.6%) 순이었다.
이는 최근 들어 해외 우수인재 유치를 내건 정부 정책방향과 긍정적으로 맞물리는 현상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교육부는 해외 인재를 지역사회에 정착시키기 위해 2027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30만명을 유치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켜 '인구소멸'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법무부도 과학·기술 인재의 국내 정착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법무부는 국내에서 수학한 과학·기술 우수인재가 학위 취득 후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영주권과 국적 취득 단계를 대폭 완화하는 내용의 우수인재 정착 추진을 발표했다.
다만 현재 국내에 일자리가 부족한 '빈일자리' 업종에 대한 외국인 유학생들의 선호도는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빈일자리가 심각한 업종은 제조업, 음식점업, 농업, 해운업 등이다. 고용노동부는 빈일자리 업종 중소기업에 취업하고 3개월 이상 근속시 최대 200만원을 지원하는 청년지원금 등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20대 취업률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월 빈일자리, 그 중에서도 돌봄·서비스 업종 종사자 수 부족 문제를 위해 외국인 유학생에게 해당 업종 취업을 허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도 내놨다.
윤 대통령은 "현재 내국인 가사도우미와 간병인들의 임금수준은 부부들이 감당하기 부담이 큰 것이 현실"이라며 "거주 중인 16만3000명의 외국인 유학생들과 3만9000명의 결혼이민자 가족분들이 가사와 육아분야에 취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이 취업하기 원하는 업종에서 내국인 빈일자리 문제가 심각한 업종은 숙박음식(10.0%), 보건사회(6.0%), 광업제조업(2.6%), 건설업(1.9%), 농림어업(0.7%)에 그쳤다.
황지영 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 연구원은 "우수 인재 유치의 핵심으로 여겨지는 전문과학 분야에 취업하고자 하는 외국인 유학생 비중이 높은 것은 수요와 공급이 맞물리는 긍정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다"면서 "더 많은 외국인 유학생 인재 유치와 정주를 위해 생활 여건 개선 및 노동시장으로의 유입을 원활하게 하는 지원 정책 확대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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