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조 냉난방공조 시장 잡아라"…삼성·LG전자 '한판 경쟁'

기사등록 2024/06/01 10:00:00 최종수정 2024/06/01 10:12:52

삼성, 美레녹스와 합작법인 설립

LG, 美데이터센터 칠러 공급 계약

[서울=뉴시스] 삼성전자가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되는 북미 최대 공조 전시회 'AHR 엑스포'에 참가해 혁신적인 공조 솔루션을 선보인다. 삼성전자 모델이 DVM 라인업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인공지능(AI) 시대 개막과 함께 에너지 고효율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글로벌 냉난방공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삼성·LG전자는 냉난방공조(HVAC)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일찌감치 낙점하고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냉난방공조 기업 '레녹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이 합작법인은 삼성전자 50.1%, 레녹스 49.9% 지분으로 올 하반기 미국 텍사스주 로아노크(Roanoke)에서 출범한다.

북미 지역은 도시화와 인구 증가, 에너지 규제로 공조 시장이 어느 지역보다 성장할 조짐이다. 시장조사기관인 비스리아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북미 공조 시장은 2023년 297억 달러(약 40조원)에서 2034년 488억 달러(66조원)까지 증가하며, 글로벌 시장은 2030년 3826억 달러(520조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합작법인을 설립한 레녹스는 1895년 설립된 가정·상업용 HVAC 분야 전문 기업이다. 북미에서 직영점 뿐 아니라 홈 빌더 파트너들과도 폭넓은 유통망을 협력하고 있다.

합작법인을 통해 삼성전자는 기존 유통망에 레녹스 유통망을 더해 판매 경로를 더 넓히고, 레녹스는 덕트(공기통로)를 통한 냉난방 제품인 유니터리 외에 삼성전자의 개별공조 제품까지 팔 수 있다.

LG전자는 최근 미국 현지에 구축되는 대형 데이터센터 단지에 일명 '칠러'를 활용한 5만 냉동톤(RT) 규모의 냉각시스템을 공급하는 계약을 따냈다. 칠러는 냉매로 물을 냉각시켜 차가운 바람을 만들고 냉방을 공급하는 설비로 공항, 쇼핑몰, 발전소, 데이터센터 등에 주로 쓰인다.

[서울=뉴시스]LG전자 초대형 냉방기 ‘칠러’가 해외 시장에서 최근 3년간 연평균 40%에 육박하는 매출 성장세를 기록하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를 통해 LG전자의 신성장동력 중 하나인 B2B 냉난방공조(HVAC) 성장을 이끄는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사진은 LG전자 칠러 대표 제품인 터보 냉동기. (사진=LG전자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현재 대부분 데이터센터는 공랭식 기반의 냉각 시스템으로 LG전자는 데이터센터에 최적화된 공랭식 통합제어 솔루션 부문에서 앞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의 데이터센터 냉각 시스템 노하우에 힘입어 액침 냉각 시장 진출도 가능하다.

LG전자는 최근 베트남·인도네시아·태국·필리핀·싱가포르 등 아시아권 냉난방공조 컨설턴트를 한국으로 초청해 기술력 등을 소개하는 '2024 LG HVAC 리더스 서밋'을 개최하기도 했다.

LG전자는 HVAC의 에너지 절감 최적화 설루션 등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LG전자 HVAC 제품이 설치된 마곡 LG 사이언스 파크와 하남 스타필드를 방문했다. LG전자가 글로벌 HVAC 컨설턴트를 초청해 LG전자의 기술력을 선보이고 업계 트렌드를 제시한 행사는 처음이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지난해 B2B(기업간거래) 사업에서 중요한 축을 차지하는 가정·상업용 냉난방공조 사업 매출을 2030년까지 2배 이상 성장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는 올해 기준 아시아 시장 규모를 47억 달러(6조원)로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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