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단서 한 데 모은다"…국수본, 병합수사 체계 전환

기사등록 2024/05/31 06:00:00 최종수정 2024/05/31 06:36:53

범행 초기부터 신속한 집중수사 이뤄져

범인 검거 가능성 증가…추가 피해 예방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이 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서 열린 전국 시도청 수사 부장, 차장 살인예고글 관련 긴급 화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8.06.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이수정 기자 =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가 '단건 수사' 체계에서 전국 사건의 범행 단서를 취합해 분석한 후 시도청 직접수사부서를 중심으로 집중 수사하는 '병합수사' 체계로 전환해 사기범죄에 강력히 대응한다.

국수본은 31일 "병합수사로 범행 초기부터 신속한 집중수사가 이뤄져 범인 검거 가능성이 증가하고, 조기에 범인 또는 범죄 조직의 실체를 규명해 소탕함으로써 추가 피해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특히 동일 범인·조직의 사건을 전국 수사관들이 중복수사하는 경우가 줄어들고 형사기동대 등 시도청 직접수사부서를 중심으로 집중수사함에 따라, 경찰서의 개별 수사관들의 업무부담이 감소할 것으로 봤다.

국수본은 병합수사를 보다 고도화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6가지 신종 금융범죄에 대해 범행 단서를 범죄 유형에 맞춰 표준화해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에 입력하면, 범행 단서를 취합해 분석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개발했다.

5월에는 사이버사기와 피싱범죄로 적용 대상을 확대했다.

경찰서에서는 사건 접수 시 범행 단서를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에 입력하고, 접수사건의 범행 단서가 타 관서에서 수사 중인 사건에 이용됐는지 검색해 필요시 본청·시도청에 집중수사를 건의할 수 있다.

국수본은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투자리딩사기 등 주요 금융범죄 3063건을 분석한 후 78건으로 병합하도록 수사 지휘했다. 사이버사기 2만3628건을 3829건으로 병합·수사지휘했다.

[서울=뉴시스] 사건병합 전후 수사체계. (사진=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제공) photo@newsis.com
'골든 트라이앵글 거점 투자사기' 사건의 경우 전국 각 경찰관서에서 311건을 나눠 중복수사하던 것을 하나의 사건으로 병합한 결과, 단기간에 총책 등 37명을 검거하고 전원을 범죄단체조직죄로 법률을 적용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해외에 거점을 두고 피해자에게 전화하는 조직과 피싱범죄에 사용되는 전화번호·계좌번호 등을 유통하는 조직에 대한 집중수사 필요성을 고려해 조직별로 사건을 병합하는 체제도 구축했다.

전국에서 접수된 1171건 사건을 분석해 28개 조직의 범죄로 분석을 마치고, 각 시도청에 이를 병합해 집중수사할 것을 지휘했다. 정기적 추가 분석을 통해 동일조직의 범행으로 판단되면 집중수사를 지휘할 예정이다.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은 "온라인·비대면·초 국경의 특성을 가지는 사기범죄 수사를 위해 이제는 접수한 단서만으로 진행하는 '단건 수사'는 의미가 없고, 다수의 사건으로부터 신속·정확하게 범행 단서를 취합·분석해 공통의 피의자 등을 특정 후 집중수사하는 '병합수사'로 수사의 패러다임을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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