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으면 뼈 한 조각은 부산 앞바다에 뿌려달라"
조 9단은 28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 '나의 이력서'라는 연재 칼럼을 통해 "강대국들 사이에서 슬픈 역사를 짊어졌던 한국이 너무도 애틋해 국적을 바꾸고 싶은 마음이 안 들었다"고 털어놨다.
조 9단은 "세상을 떠난 아내와 아이는 모두 일본 국적이라 나도 귀화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웠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1977년 6살 연상인 교코 여사와 결혼해 1남 1녀를 뒀다. 교코 여사는 췌장암 투병 끝에 2015년 별세했다.
조 9단은 자신이 몸담았던 일본기원 등에서도 귀화를 수 차례 권유받았지만 국적을 바꾸지 않고 한국 이름으로 활동했다.
다만 그는 "명예와 부를 안겨준 일본에 감사하다"며 사망 후에는 일본에 묻히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죽으면 뼈 한 조각은 (고향인) 부산 앞바다에 뿌려주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부산에서 태어난 조 9단은 6살이던 1962년 일본으로 바둑 유학을 떠났다. 11세에 일본기원에 입단한 이후 일본에서 계속 활동해왔다.
1980년 일본 최고 타이틀인 명인(名人)을 획득했고 1990년대 중후반에 일본 1~3위 기전인 기성(棋聖), 명인, 본인방(本因坊)을 동시에 석권하는 대삼관(大三冠)에 4번이나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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