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삼노 "회사가 조합 무시…파업 책임은 사측에"
"파업은 구시대적 노동문화" 비판도…노-노 갈등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969년 창립 이래 파업이 발생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
전삼노는 이날 파업을 선언한 배경으로 "회사 측이 노동조합을 무시하고 직원들과 소통을 거부하고 있다"며 "파업의 책임은 모두 사측에 있다"고 주장했다.
전삼노는 사측이 임금 교섭에 대한 구체적인 안건을 제시하지 않고, 노조가 요구하는 재충전 휴가 등 휴가 제도 개선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번 노조 파업 선언이 노사가 지나친 감정적 대립 때문 아니냐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노조가 사측의 교섭위원 2명을 제외하라고 요청했지만 사측이 거부하자, 해당 교섭위원에게 교섭장에서 막말과 삿대질을 하며 사측 교섭위원들을 사실상 교섭장 밖으로 몰아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전삼노의 이번 파업 선언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특히 삼성전자가 지난해 사상 초유의 실적 악화에서 벗어나 이제 막 회복단계에 들어갔는데 파업 선언은 진정으로 회사를 위하는 행동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일단 회사가 위기에서 살아나야 교섭 조건도 유리하다며 이번 노조의 파업 선언이 지나쳤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조합원 5000여명으로 전삼노(2만8400명)에 이어 삼성전자에서 두 번째로 큰 삼성전자 DX노동조합은 파업 선언과 관련 "회사를 해사하는 행위로 노동조합의 위세와 위력을 행사하며 협상력을 높이는 구시대적인 노동 문화"라고 밝혔다. DX노조는 전삼노의 상급단체 활동에 반대한 조합원들이 새로 만든 노조다.
DX노조를 아우르는 삼성그룹 초기업노조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전삼노의 파업은 최근 행보와 회의록 등을 보면 근로조건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상급단체(민주노총) 가입 발판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여 목적성이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전삼노는 한국노총 산하로 출범했지만, 이날 기자회견 현장에는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 관계자들이 참석해 눈길을 끈다. 이는 전삼노가 앞으로 민주노총으로 상급단체를 갈아타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지난 24일 열린 전삼노 집회 행사에도 조합원 200명들을 참석시켰다. 이 행사에서 최순영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금속노조 19만 조합원과 함께 전삼노를 지지하며 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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