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입시' 조만간 윤곽…비수도권 '지역인재 60%' 얼마나 넘나

기사등록 2024/05/26 09:54:30 최종수정 2024/05/26 10:02:51

대교협, 오는 30일 내년도 대입 시행계획 취합 공개

강원대·경북대·경상국립대·전북대·충남대·울산대 등

이미 의대 신입생 60% 이상 지역인재로 선발하기로

지역고교 출신만 지원…합격선과 경쟁률 비교적 낮아

수능 최저학력기준 완화와 권역별 비중도 이목 끌어

[성남=뉴시스] 고승민 기자 = 지난달 9일 경기 성남시 코리아디자인센터에서 종로학원 및 종로아카데미 주최로 열린 '의대 모집정원 확대, 향후 대학입시 영향력 긴급 분석' 설명회에서 한 참가자가 자료집을 보고 있다. 2024.05.26. kkssmm99@newsis.com

[세종·서울=뉴시스]김정현 정유선 기자 = 1509명 늘어난 2025학년도 의과대학 모집인원의 선발 방식이 오는 30일 나온다. 비수도권 의대의 '지역인재 선발전형' 비중이 60%를 넘을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반영 기준 등도 관심이다.

26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비수도권 거점국립대인 강원대·경북대·경상국립대·전북대·충남대 5곳은 내년 의대 모집인원의 60% 이상을 지역인재로 선발한다.

이번 입시에서 의대(학부) 모집인원이 늘어나는 대학 31곳은 지난달 30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지역인재 비중을 비롯한 선발 방식도 함께 제출했다. 대교협 대학입학전형위원회는 지난 24일 이를 승인했다.

강원대는 ▲수시 학생부종합전형(학종) 20명 ▲수시 학생부교과전형(교과) 25명(저소득 별도 2명 포함) ▲정시 수능 10명 등 55명을 각각 지역인재로 뽑는다.

강원대 의대 전체 모집인원(91명)의 60%에 해당한다. 이는 의대 증원이 반영되기 전인 지난해 4월 이 대학이 공표한 종전 2025학년도 대입전형시행계획 상의 지역인재 비중(31%)과 견줘 두 배 가량 높아진 것이다.

수능 최저학력기준도 완화한다. 강원대 의대 수시 교과 지역인재는 '수학 및 과학탐구(1과목)를 포함한 3개 영역의 등급 합 6 이내'인데, 증원으로 신설될 수시 학종 지역인재의 경우 '등급 합 7 이내'로 할 계획이다.

예컨대 1등급이 2개면 다른 하나는 5등급이어도 된다.

강원 지역은 학생 수가 다른 비수도권 지역에 비해 부족해 제주 권역과 함께 의대 지역인재 법정 선발 비율이 20%로 다른 지역(40%)보다 낮다. 조건에 맞는 신입생을 선발하기 위해 수능 기준을 낮춘 것으로 보인다.

강원대 의대는 지역인재와 별도로 수시 학종에서 '무(無)수능 전형'으로도 10명을 뽑는다. 1단계 학교생활기록부 등 서류와 2단계 서류·면접으로 학생을 뽑는다.

경북대 의대는 증원 이전 53%였던 지역인재 선발 비중을 60%로 높이기로 했다. 내년 모집인원 총 155명 중 93명이 지역인재다. 종전엔 110명 중 58명이었다.

전북대 의대도 내년도 모집인원 171명 중 111명(65%)을 지역인재로 뽑을 방침이며 종전 계획(63%)과 비슷하다. 충남대는 55%를 60%로 높여 155명 중 93명을 지역인재로 선발하며 수시가 66명 정시가 27명이다.

경상국립대 관계자는 "의대 지역인재 선발 비중은 지난해 수준 이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학은 당초 의대 지역인재 비중을 전체 모집인원(138명)의 80%까지 높이는 방안을 검토했다. 증원 전 계획은 75%였다.

여기에 더해 사립인 울산대도 의대 지역인재 선발 비중을 종전 40%에서 60%로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뉴시스] 정부가 지난 2월1일 공개한 필수의료 4대 정책패키지의 주요 내용. 우선 올해 고3이 진학하는 2025학년도부터 의대 입학정원을 확대한다. 충분한 임상 역량을 쌓을 수 있도록 수련·면허체계도 개선한다. 지역의료전달체계를 정상화하고 지역의료를 육성하기 위한 대책도 포함됐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의대 지역인재 선발 비중을 밝히길 꺼린 다른 지방 국립대들도 60% 이상을 뽑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종로학원은 대학들이 지난달 말 공개한 2026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근거로 아직 나오지 않은 2025학년도 의대 26곳의 지역인재 선발 비중이 종전 54%에서 63.2%로 높아질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정부는 그간 의대 증원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입시 지역인재 선발 비중 확대 시 인센티브를 약속해 왔다. 지난 2월 윤석열 대통령 주제 민생토론회에서 방침을 밝혔고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는 목표를 60%로 공표했다.

비수도권에 사는 사람도 서울 및 수도권의 대형 대학병원을 찾지 않도록 지역의료를 강화하겠다는 게 정부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핵심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이미 일부 비수도권 의대는 증원 이전 입시 계획상으로도 법정 기준(40%)을 훨씬 웃도는 비중으로 지역인재를 선발할 방침이었다. 동아대(90%)와 부산대·전남대(80%) 및 조선대·대구가톨릭대(60%) 등이 예시다.

지역인재 전형 비중과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의대를 준비하는 수험생과 입시 전문가 사이에서도 관심이다.

수도권 본교의 이원화캠퍼스인 단국대 천안을 제외한 비수도권 의대 26곳에서만 운영하는 지역인재 선발전형은 현재 해당 의대가 소재한 권역에 있는 고등학교를 3년 내내 다닌 수험생만 지원할 수 있다.

전국에서 지원자가 몰려드는 다른 전형보다 경쟁률이 낮을 가능성이 높고 합격선 역시 낮아질 수도 있다.

이런 경향은 과거 치러진 대입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종로학원 자료를 보면 2024학년도 의대 지역인재 전형 경쟁률은 수시가 평균 10.5대 1이었고 정시가 4.9대 1 수준이었다. 전국 선발 전형은 수시 29.5대 1 및 정시 9.1대 1로 2~3배 이상 더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특히 의대 지역인재 수시 전형의 경우 학생 감소 문제로 신입생을 채 뽑지 못하고 미달을 겪는 일을 막기 위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완화할 가능성이 일찌감치 제기돼 왔다. 이럴 경우 합격 기대감이 더 커질 수 있다.

나아가 2028학년도 대입부터는 중·고교 6년을 지역에서 나와야 지역인재 전형에 지원할 수 있어 초등학생의 지방 유학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교협은 오는 30일 승인된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의 주요 변경 사항을 취합해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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