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가사 제로'가 AI가전 지향점
AI 가전과 일상 대화·감정 공유까지
"단순 가사 넘어 비서 역할도 수행"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가사활동 제로'를 AI 가전의 궁극적인 지향점으로 삼고 이에 맞춰 제품 및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정 행위를 하지 않아도 미리 세팅된 정보를 바탕으로 세탁이나 청소, 식료품 관리 등 가사 노동은 물론 TV 시청 등 엔터테인먼트까지 모두 자동화한다는 것이다.
이보나 삼성전자 상무는 최근 수원 사업장 CXI(고객경험 인사이트) 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용자가 귀찮고 불편한 경험을 하지 않고 AI 가전이 알아서 하는 것이 궁극적 지향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세탁물을 넣고 조절하는 가사 활동까지 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집 안에 사람이 없는 상태에서도 자동으로 세탁과 공기청정, 청소, 설거지 등 모든 가사를 담당할 수도 있다.
특히 AI 가전은 집안 비서 역할을 전담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가사 생활 도우미 로봇인 '볼리'와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를 공개했다.
볼리는 자율주행을 통해 별도의 조작 없이 음성으로 명령을 수행한다. 가전 기기를 제어하고 노인을 돌보는 도우미 역할을 한다.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도 생성형 AI를 접목해 대화가 가능하고, 목소리와 표정으로 감정을 파악해 교감한다.
양사는 현재 로봇 사업 확장에 힘을 쏟고 있는 만큼, AI 가전과 연계된 로봇이 가사의 상당 부분을 담당할 전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3월 수원 사업장을 찾아 볼리 시연을 본 후 "갤럭시 웨어러블 제품과의 연계 방안을 고민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AI 가전에 더 고도화된 거대언어모델(LLM)이 탑재되는 것도 진화의 한 단면이다. 이를 통해 고객들은 일상 언어로 AI 가전과 소통할 수 있다. 인간의 명령을 AI 가전이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실제 LG AI 연구원은 스스로 질문(Self-Asking) 하면서 인간의 명령을 실행에 옮기는 LLM 액터(Actor)와 실행에 대한 결과를 예측하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LLM 크리틱(Critic) 기술을 공개했다.
LG AI 연구원은 이와 함께 AI가 인간의 특정 명령을 수행하도록 하는 목적성 대화(TOD) 기술과 명령·질문을 자동으로 최적화하는 기술도 진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기술을 적용하면 온라인 쇼핑이나 로봇 청소기 등 가사 활동을 돕는 가전제품이 특정 환경에서 인간 명령을 더 정확하게 이해해 수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연구들을 바탕으로 AI 가전은 고객 특성에 맞춰 가사활동을 하고, 사용자와 일상 대화 및 감정 공유까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은 AI 가전의 핵심을 '자동화'와 '개인화'에 맞추고 있다"며 "AI 가전은 단순 가사를 넘어 사용자 일상을 관리하는 비서 역할까지 할 것"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eejy5223@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