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 "AI에 1조원 들여…비전 중장기적으로 봐"

기사등록 2024/05/22 16:02:38 최종수정 2024/05/22 16:15:29

21일 쿠킹라이브러리서 기자들 만나

AI에 대한 자부심 드러내

"애플페이 도입, 책임감 때문"

[서울=뉴시스]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사진=현대카드 제공)2024.05.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지금까지 AI(인공지능)에만 1조원을 들였다. 60세 넘어서 AI 학회에 가는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강의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 예전에는 어떻게 인재를 데려올까 고민했는데, 이제는 우리 직원을 뺏길까 걱정이다. 앞으로는 5년짜리 비전보다 중장기적으로 가려고 한다. M/S(시장점유율)라든지 손익은 그에 비해 중요치 않다. 제가 대가를 치룬 건 포지셔닝이다. 우린 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현대카드 쿠킹라이브러리에서 기자들을 만나 자사의 미래를 AI에서 찾았다.

 현대카드는 최근 몇 년 새 신용판매 취급액에서 KB국민카드를 추월하고 삼성카드와 2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는 정태영 부회장의 AI에 대한 투자의 결실로 분석된다.

정태영 부회장은 2015년부터 '디지털 현대카드'를 선언하고 영업이익의 30%에 달하는 예산을 AI(인공지능)에 쏟아 붓기로 결심하고 실력과 비즈니스 감각을 겸비한 엔지니어들을 채용했다. 연간 100여 명에 달하는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 인력을 채용하는 등 조직을 강화하면서 기업의 체질을 디지털 컴퍼니로 전환하는데 힘썼다.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는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와 GPCC(일반적인 신용카드) 모두 성공시킨 전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회사다. 대한항공 PLCC라고 하면 대한항공에 데이터 플랫폼을 판 것으로, 돈을 받는 대신 회원을 보내 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카드는 2021년 회원 수가 1000만명을 넘겼을 당시 PLCC 인기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현대카드는 카드업계에서 최초로 PLCC를 출시했는데, 현재 AI 기술을 기반으로  19개 파트너사와  고도화된 타깃팅을 수행하고 있다.

많은 사회적·경제적 비용을 치르고 애플페이를 도입한 것과 관련해선 "책임감 때문에 한 것이다. (일각에서) 우리 회사가 5000억원의 비용이 들었다고 한다. 그렇지 않다. 애플페이를 들여오고 나서 국부유출이란 지적도 있는데 그렇게 따지면 외산차, 외산폰은 왜 쓰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에는 결제(payment) 스타트업이 없다. 왜냐하면 EMV가 없기 때문이다. 한 번 세게 들어가자고 했다. EMV의 파생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MV Contactless(EMV 비접촉결제)는 글로벌 신용카드사들의 연합체이자 사실상의 결제기술 국제 표준화기구 역할을 하고 있는 EMVCo.의 비접촉식 결제 표준이다. 애플페이, 구글페이를 비롯해 글로벌 버전 삼성페이 버전도 EMV Contactless(EMV 비접촉결제)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반면 삼성페이 등 국내 범용은 마그네틱보안전송(MST·Magnetic Secure Transmission)이다.

한편 이 자리에선 정 부회장의 몰입하는 업무 스타일과 가정적인 면모도 엿볼 수 있었다.

정 부회장은 최근 하루에 보통 한끼 반 정도의 식사를 하고, 출장 중에는 샌드위치로 끼니를 때운다고 말했다. 또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집을 새로 지었는데, 아내인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의 차녀 정명이 현대커머셜 사장과의 대화를 위해 부엌을 집의 전면에 배치했다.

화재가 됐던 며느리 리디아 고에 대해선 "농담을 좋아하고 정말 성격이 좋다. 운동밖에 모르고 성실하다. 운동을 관두지 말라고 말했다. 손주는 나중에 봐도 된다고, 천천히 해도 된다고 말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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