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하락 전망하는 '곱버스' 거래량 1위
"지수 상승시 2배 잃어…단기 투자 적합"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주요국 증시가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지수 하락을 전망할 때 투자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거래가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7일까지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ETF는 코덱스(KODEX) 200선물 인버스다. 거래대금은 2조8445억원으로 전체 ETF 중에서 2위로 집계됐다.
이 ETF는 코스피200 주가지수 선물 가격 수준을 종합적으로 표시하는 코스피 200 선물지수(F-KOSPI 200)의 일별 수익률 -2배를 추적하는 상품이다. 기초지수가 일간 1% 하락하면 2% 상승을 추구해 인버스와 곱하기를 합친 말인 곱버스로 불린다.
거래량 2, 3위도 KODEX 인버스, KODEX 코스닥150선물 인버스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 상품 역시 거래대금 7, 8위로 상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1.21% 상승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미국을 포함한 영국, 캐나다, 브라질, 인도, 일본, 호주 등 14개국 증시가 최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미국 다우지수의 경우 지난 17일(현지시각) 종가 기준 4만포인트를 돌파하기도 했다.
연초부터 보더라도 인버스 거래는 활발하게 이뤄졌다. 거래량 상위 1~3위는 계속 변동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지수 조정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지수가 전고점에 근접한 상황에서 더 오르기보다는 오를만큼 올랐다고 보고 하락을 전망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총선 결과 여소야대 상황에서 야당 반대로 금융투자소득세가 폐지되지 않고 당초대로 내년에 시행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조성되기도 했다.
다만 가장 거래가 많은 KODEX 200선물 인버스의 경우 지수가 상승하면 2배로 돈을 잃는 초고위험 상품인 데다 운용보수도 높은 편이다.
삼성자산운용은 투자설명서 유의사항에서 "하루 이상 투자하는 경우 기초지수 변동성에 따라 예상하지 못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장기투자 또는 적립식 투자를 하는 경우에는 기초지수 변동성에 따라 예상하지 못한 손실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안내했다.
그러면서 "이 투자신탁은 일반적인 주식 투자보다 높은 위험을 감내할 수 있고 동시에 주식시장 변동성 등 재무적인 지식을 보유한 투자자에게 적합한 고위험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미 증시와 달리 국내 증시는 다소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주 엔비디아 실적과 금융통화위원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등 빅 이벤트를 발판으로 코스피가 전고점을 돌파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5월 FOMC 의사록과 엔비디아 실적에 대한 기대, 경계 심리 사이에서 단기 등락, 과열 해소 국면이 예상된다"며 "단기 숨고르기, 매물 소화 과정은 코스피 2800선 돌파를 준비하는 기회로 만약 단기 조정 없이 바로 2800선 돌파 시도에 나설 경우 리스크 관리 강화 모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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