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회장 "국민 공개 생방송 토론 요청"
"전공의 더 잃을 것 없어…사과부터해야"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대통령실의 조건 없는 대화 제안을 환영한다. 윤석열 대통령께 국민들 모두에게 공명정대하게 공개되는 일대일 생방송 토론을 요청 드린다"는 글을 올렸다.
앞서 대통령실 장상윤 사회수석은 이날 서울고등법원의 의대 증원 집행정지 각하·기각 결정에 대한 입장 브리핑을 열고 "대화의 자리는 언제나 열려 있다"면서 "원점 재검토 등 실현 불가능한 전제 조건 없이 우선 대화를 위한 만남부터 제안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또 이번 법원의 결정에 대해 "다행이다"면서 현재 고3이 치르는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 등 관련 절차를 신속히 마무리 짓겠다고 밝혔다.
의료계 내부에선 정부와 대통령실의 사태 해결의 방향이 잘못 됐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주수호 의협 전 회장(미래의료포럼 대표)은 이날 페이스북에 "오늘로서 대한민국 전공의 자발적 사직 3개월째다. 윤석열 대통령의 원점 재검토 이 다섯마디 만이 사태 해결의 단초라는 걸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썼다.
서울의 주요 대학병원 A 교수는 "대통령은 학생들과 전공의들이 자신들의 향후 기대 수익이 줄어들 것을 걱정해 의대 증원에 반대한다고 에둘러 표현해 의대생들과 전공의들을 모독했다"면서 "학생들과 전공의들은 대통령의 사과 없인 절대로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1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만일 증원에 반대하는 이유가 장래 수입 감소를 걱정하는 것이라면, 결코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또 다른 대학병원의 B 교수는 "어차피 더 잃을 게 없는 젊은이들이고, 이미 악마가 됐기 때문에 어떤 모욕도 그들에게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후 정부의 집단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 진료 유지 명령, 형사고발, 미복귀 시 3개월 이상 면허정지 추진, 형사고발 검토 등 강경 대응 기조가 MZ세대인 전공의들의 반감을 키웠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사태로 의사와 환자 간 신뢰가 깨졌고, 의사에 대한 적대적인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전문의가 되기 싫다는 전공의들이 적지 않다.
전공의(레지던트 3~4년차)들이 내년도에 전문의 자격을 따려면 병원을 떠난 지 3개월 내인 20일까지 복귀해야 한다. 이날이 넘어가면 전공의들은 올해 수련 일수를 채울 수 없게 돼 연내 돌아올 이유가 없어진다. 전문의 수련 규정에 따라 추가 수련을 받아야 하는 기간이 3개월을 초과하면 전문의 자격 취득 시기가 1년 지연되서다.
정부는 지난 17일 브리핑을 열고 “부득이한 경우 소명하면 30일 정도 예외로 추가 기간을 인정할 수 있다”며 복귀 시한을 한 달 더 줄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전공의들은 복귀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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