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서 여고생 멍투성이 사망…학대혐의 신도, 구속심사

기사등록 2024/05/18 14:04:37 최종수정 2024/05/18 20:44:51

취재진 질문에 고개만 가로저으며 묵묵부답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인천 지역 교회에서 밥을 먹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여고생을 학대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50대 신도가 18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2024.05.18. dy0121@newsis.com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인천 지역 교회에서 밥을 먹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여고생을 학대한 혐의를 받는 50대 신도가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모습을 드러냈다.

18일 오후 1시30분께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법에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를 받는 A(50대·여)씨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경찰의 호송차를 타고 도착했다.

그는 "학대 혐의 인정하나, 몸에 있던 멍자국은 왜 생겼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묵묵부답했다. 이어 "사망할 줄 몰랐나, 숨진 학생이랑 무슨 관계였나"라는 질문에도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는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최대한 가리고 경찰의 부축을 받으며 영장실질심사장으로 걸어 들어갔다. A씨의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후 2시께부터 열린다. 결과는 오후 늦게 나올 예정이다.

A씨는 최근 인천 남동구 교회에서 B(17)양을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교회 관계자는 지난 15일 오후 8시께 "B양이 밥을 먹던 중 갑자기 쓰러졌다. 입에서는 음식물들이 나오고 있다"고 119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진 B양은 4시간 뒤 사망했다.

소방당국의 공동대응 요청으로 출동한 경찰은 교회 방 안에 쓰러져 있는 B양을 확인했다. 당시 B양의 신체 일부에는 멍이 들어 있었고 두 손목에는 보호대를 하고 있었다.

이후 경찰은 B양이 학대를 받다가 사망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A씨를 병원에서 긴급체포했다. 또 A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삭제된 사진이나 메시지가 있는 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교회 측은 B양에 대한 학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교회 측은 B양 신체에서 발견된 멍은 자해로 인한 상처라고 주장했다.

교회 관계자는 "B양이 평소 불안 증상도 있고 자해를 해 A씨가 (이를 막기 위해)거즈로 손을 묶은 적이 있다고 한다"며 "B양이 사망했을 시점 손목에 거즈 자국 등이 있고 다른 극단적 선택 시도 흔적이 있다 보니 의사 선생님도 아동학대 의심으로 신고한 것 같다"고 말했다.

B양 어머니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지난 3월부터 딸을 지인인 A씨에게 맡긴 것으로 전해졌다. B양은 교회에서 지내는 동안 별도 전입신고를 하지 않고 학교도 다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전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으로부터 "B양은 폐색전증(혈전이 폐동맥을 막아 생기는 질환)으로 인해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1차 구두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국과수는 또 "학대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의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경찰 관계자는 "B양에게 학대가 있었는지 여부 등 종합적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수사 사안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y0121@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