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군수 누나 "동생 명성 이용 안해", 피해자들 "분통 터진다"

기사등록 2024/05/14 15:09:19 최종수정 2024/05/14 15:32:53

곗돈 17억 가로챈 혐의 재판


[부산=뉴시스]권태완 기자 = 곗돈 17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부산의 한 전직 군수의 누나가 동생의 명성을 이용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피고인이 동생의 명성을 이용해 피해자들을 안심시키며 끝까지 속였다고 울분을 토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 5단독(문경훈 판사)은 14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A(60대·여)씨에 대한 공판 기일을 열었다.

검찰에 따르면 부산의 전직 군수의 누나인 A씨는 2021년부터 최근까지 기장군에서 10개의 낙찰계를 운영하면서 23명으로부터 약 17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또 계원 2명으로부터 약 1억5000만원을 차용금 명목으로 빌린 뒤 돌려주지 않은 혐의도 받고 있다.

낙찰계는 자신이 가장 낮은 금액을 받겠다고 써내거나 가장 높은 이자를 주겠다고 써낸 계원부터 곗돈을 타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검찰은 A씨가 당시 친동생이 기초자치단체장인 점을 강조하며 부를 과시하면서 피해자들의 낙찰계 가입을 유도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A씨는 계원들 몰래 곗돈을 임의로 타거나 가짜 이름으로 낙찰받았고, 곗돈과 계불입금 등을 자신의 채무 변제 등에 사용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날 피고인 측은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군수인 친동생의 명성을 이용해 계 가입을 유도한 적이 없다"면서 "피해자 1명에게 빌린 돈 5000만원을 갚았고, 또 다른 피해자 1명에게는 곗돈 3000만원을 지급했다"고 주장하며 일부 공소사실에 대해 부인했다.

검찰은 다음 공판 기일에 피해자 2명을 증인으로 신청했으며,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A씨는 이날 공판에서 얼굴을 감싸쥐며 눈물을 흘렸고, 그 모습을 본 피해자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피해자들은 "A씨가 군수인 자기 동생의 얼굴을 봐서라도 계를 터뜨릴 수 없다고 수차례 말했는데 법정에서 부인했다"며 "본인의 동생이 전임 군수였으면 조금이라도 피해자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하는데 그런 것이 전혀 없어서 고소하게 됐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A씨가 돈을 변제한다는 말만 믿고 기다렸다. 하지만 법정에서까지 거짓으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니 분통이 터진다"며 "심지어 A씨는 곗돈을 받은 바로 다음 날 계를 터뜨린 적도 있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한 다음 공판기일을 오는 6월25일로 지정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won9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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