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뱀 물림 사고 2년 새 2배 급증…당국, 주의 당부

기사등록 2024/05/14 11:28:30

2021년 54건→2022년 112건으로 '껑충'

상처 부위 묶고 입으로 독 빨아내기 등

잘못된 응급처치로 상태 악화할 수 있어

[광주=뉴시스] 뱀 물림 예방법 소개 자료. (사진 = 소방청 제공) 2024.05.14. photo@newsis.com

[무안=뉴시스]박기웅 기자 = 전남지역에서 뱀에 물리는 사고가 매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뱀의 활동이 왕성해진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14일 전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9시 25분께 전남 순천시 주암면 한 마을에서 밭일을 하던 50대 여성 A씨가 '뱀에 손가락을 물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응급처치를 받은 뒤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 오후 12시 15분께 광주 동구 운림동 무등산 증심사 버스정류장 인근에서는 70대 B씨가 오른쪽 손가락을 뱀에게 물려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기온이 높아지면서 뱀의 활동이 많아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앞서 지난 10일 오후 6시 26분께에는 장성군 삼서면 한 마을회관 앞에 뱀이 출몰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또 지난 4일 오후 4시 39분께에도 담양군 담양읍 한 식당 안으로 뱀이 들어와 출동한 소방당국이 포획하기도 했다.

전남에서는 뱀에 물리는 사고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남소방본부 구급출동 사례를 분석한 결과 뱀 물림 출동 건수는 2021년 54건에서 2022년 92건으로 70.37%(38건)나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21.74%(20건) 늘어난 112건으로 집계됐다. 불과 2년 새 뱀 물림 사고가 두 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전남소방본부도 뱀 물림 사고를 예방하고 잘못된 응급처치로 상태가 악화되는 사례를 막기 위해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도심 주택가 뱀 포획 장면. (뉴시스 DB) *재판매 및 DB 금지

전남소방본부는 뱀에 물린 부위의 윗부분을 꽉 묶거나 독사인지 확인하기 위해 뱀을 잡는 행위, 입으로 물린 부위 빨아내기, 돼지비계로 문지르기 등 잘못된 응급처치 사례를 소개했다.

특히 독사에 물리면 물린 부위부터 점차 부어오르면서 부위가 확대되고 심해진다. 독이 퍼지지 않게 상처 인근 부위를 묶기도 하는데, 이럴 경우 혈액순환이 되지 않아 피부괴사가 진행될 수 있다.

또 심각하게 부은 상태에서는 묶은 노끈이나 철사 등이 살 안으로 파고 들어가 제거할 수 없는 경우도 발생하고, 뱀에 물린 부위에 약물을 바르는 것도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소방당국은 뱀에 물렸을 때 물린 장소에서 즉시 떨어져 119에 신고한 뒤 반지나 팔찌, 시계 등을 제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깨끗한 물이 있다면 물린 부위 씻어내고, 물린 부위에서 2~3㎝ 윗 부분에 도톰하게 접은 거즈(휴지 등)를 대고 붕대나 손수건을 손가락 하나 들어갈 정도의 세기로 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뱀에 물린 직후 움직이지 않고 안정을 취해 독이 퍼지는 것도 막아야 한다.

이밖에 뱀에 물리지 않으려면 풀숲에서 맨발이나 샌들을 착용하지 말고, 비 온 뒤 밤에 이동할 때에는 불빛으로 길을 비추면서 막대기로 두드리며 이동하라고 설명했다.

전남소방본부 관계자는 "뱀 물림 사고는 주로 밭이나 집 마당에서 발생하고 오후 6~9시 사이 사고가 잦다"면서 "잘못된 안전상식으로 피해가 오히려 커질 수 있으니 올바른 응급처치법 등을 숙지해 피해를 예방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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