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재난 위기 심각 땐 외국 의사 진료 가능 입법예고
12일 오후 2시 기준 1102명 의견…반대가 91.5%인 1015건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보건의료 재난 위기가 '심각' 단계에 이른 경우 외국 의사를 도입하겠다는 정부의 입법예고에 무더기 반대표가 쏠리고 있다.
12일 보건복지부와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국민권익위원회 '국민생각함'에 게재된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 입법예고에는 1102명의 의견이 달렸다.
이 중 반대는 91.5%(1015건), 찬성은 1.4%(16건), 기타는 6.9%(77건)다.
지난해 이후 복지부의 입법·행정예고 340여건 중 찬반 의견이 1000개 이상 달린 사례는 이번 입법예고를 비롯해 단 4건뿐이다.
외국 의사 허용 입법예고에는 "검증도 안 된 외국의사에게 국민 건강을 맡긴다는 것은 원래 의료개혁 취지가 아니다", "미래 예측없이 너무 즉흥적이고 감정적이다" 등의 반대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 8일 보건의료 재난 위기가 심각 단계일 경우 외국 의사 면허 소지자도 국내에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이달 20일까지 입법예고했다. 의료 공백 장기화 우려가 커지자 비상진료체계에 외국 의사 면허 소지자들을 동원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는 "보건의료 재난 위기 상황에서 의료인 부족으로 인한 의료 공백 대응을 위해 외국 의료인 면허를 가진 자가 복지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의료질과 언어소통 문제 등 일각에서 우려를 제기하자 "적절한 진료역량을 갖춘 경우 의료행위를 승인하고, 수련병원 등에서 전문의 지도 아래 진료가 허용된다"고 부연 설명했다.
또 "외국 의사의 경우에도 환자 안전과 의료서비스 질이 보장될 수 있도록 적절한 진료역량을 갖춘 경우에 승인할 계획"이라며 "제한된 기간 내 수련병원 등 정해진 의료기관에서 국내 전문의 지도 아래 사전 승인받은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관리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덕수 국무총리 역시 "어떤 경우에도 실력이 검증되지 않는 의사가 우리 국민을 진료하는 일은 없도록 철저한 안전장치를 갖출 예정"이라며 "국민 여러분께서도 정부의 의료개혁 의지를 믿고 끝까지 함께해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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