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AI 칩 '스퍼트'에…TSMC 3나노 주도권 강화
3나노 수요 전망은 안개 속…삼성 "승부처는 2나노"
9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최근 공개한 애플 실리콘 M4 칩은 TSMC의 'N3E' 공정을 사용했다.
TSMC는 3나노 공정인 'N3'(N3B)의 양산을 지난 2022년 4분기(10~12월) 시작했고, 이어 1년 만인 지난해 4분기 전력, 성능, 면적 등을 개선한 2세대 공정인 'N3E'의 양산에 돌입했다.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를 추격 중인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을 2022년 6월 세계 최초로 양산해, 시작은 빨랐지만 2세대 공정 진입은 올 하반기로 예고한 상태다.
TSMC는 이번 M4 양산을 통해 3나노 시장의 주도권을 굳힐 것으로 보인다.
TSMC의 N3E 공정을 적용한 M4는 전작인 'M2' 대비 성능이 비약적으로 상승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끌어냈다. CPU(중앙처리장치) 성능은 50% 더 향상되고, GPU(그래픽처리장치)는 4배 더 빠른 렌더링 기능을 갖췄다.
특히 애플은 신형 반도체 칩이 "최신 PC 칩에 비해 4분의 1의 전력 만으로도 동일한 성능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혀 PC용 반도체보다 전성비(전력 대비 성능비)에서 우위에 있음을 시사했다.
애플 반도체 칩의 상승세는 TSMC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전체 매출에서 3나노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6%에서 올해 두자릿 수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TSMC는 최근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3나노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 세계 파운드리 업체들이 주목하는 첨단 공정 경쟁은 사실상 2나노대로 국면이 전환하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아직 3나노 기술은 생산단가가 비싸고 공정의 복잡성이 높아 수요처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M4 칩의 경우 맥북에 사용된 M3(4나노) 대비 불과 7개월 만에 신형 칩을 공개한, 이례적 사례다.
심지어 TSMC조차 최근 "현재 첨단 공정 수요를 보면 3나노보다 앞으로 양산에 들어갈 2나노가 더 많다"며 "매출 기여도도 2나노가 더 클 것"이라고 밝혔을 정도다. TSMC는 2025년 양산을 목표로 2나노 공정을 개발 중이다.
삼성전자가 2나노를 승부처로 잡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2나노 공정을 담금질하며 완성도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실적 발표 콘콜서 "공정 성숙도를 개선해 AI, 고성능컴퓨팅 등 고성장 응용처 중심으로 2나노 수주 확대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고객사 시제품 양산 등을 거쳐 오는 2025년 모바일을 중심으로 2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해 2027년까지 응용처를 단계별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TSMC와 삼성전자 외에도 2나노 시장은 미국 인텔, 일본 라피더스 등이 기술 개발 경쟁 중이다. 업계에서는 고객 수요가 한정된 만큼 시장 주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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