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의대 정원 확대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의료계와 정부가 이번에는 회의록을 두고 맞붙고 있다. 정부는 지금까지 의대 증원을 논의한 회의록이 의료계와의 합의에 따라 작성하지 않았다고 했으나, 의료계는 중요한 문제를 두고 회의록을 작성하지 않았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의료계는 의대 증원 관련 회의록과 관련해 정부를 비난하고 나섰다.


현재 양쪽이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해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법원이 정부에 의대 증원 처분과 관련된 추가 자료와 근거들을 제출하라고 하자 보건복지부가 회의록이 없다고 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대한의사협회(의협)와의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의대 증원 문제를 논의했으나, 회의록은 남기지 않기로 양쪽이 합의한 만큼 대신해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회의록 등 자료를 법원에 제출하겠다고 했다.


보정심은 보건의료기본법에 따라 보건의료에 관한 주요 정책을 심의하는 위원회로, 사회 각계 대표들이 참여하고 있다.
 

그러자 의료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의협 임현택 회장은 SNS를 통해 “(우리는)500년 전 왕이 노루사냥을 하다가 말에서 떨어지고 사관에게 창피하니 역사에 쓰지 말라고 했던 내용도 반드시 쓰는 민족인데, 백년국가 의료정책에 대해 회의 후 남은 것이 겨우 보도자료 밖에 없다고 한다”며 “밥알이 아깝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의사 수급 분과회는 후생노동성 홈페이지에 회의록과 참고자료를 전부 공개하고 있다”며 “이를 검토해보면 2015년 12월 1일부터 2022년 2월 7일까지 총 40회 및 총 5차 중간 정리회의를 개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적었다.


의협 노환규 전 회장도 SNS를 통해 “법원의 자료 제출 요구에 정부는 ‘그간의 보도자료로 갈음하겠다’고 답변했다”며 “그리고 관련 회의록이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본격적인 반전 국면이 시작될 듯 하다”고 썼다.


이후에는 또 “회의록이 없다고 하니 여론이 반발하고 있다”며 “그나저나 1만명 넘는 의사들이 진료현장을 떠났어도 정부 주장대로라면 환자들에게는 아무런 피해가 없다. 그런데도 지금도 연 3000명 넘게 늘어나는 의사들의 증가폭을 왜 65%나 늘려야 한다는 것이냐”고 말했다.


전국의과대학 교수협의회(전의교협)도 이날 제10차 성명서를 내고 “주요 회의는 공공기록물관리법에서 회의록을 의무 생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회의록이 없다는 것은 공공기록물관리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정부를 비난했다.


한편 의료현안협의체는 법정 기구가 아니어서 회의록 작성에 대한 의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의료현안협의체 위원 명단 및 자료 등 정보가 공개되면 신상 털기나 의료계로부터 비난을 받을 수 있어 정부는 이와 관련한 정보를 일체 공개하지 않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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