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홍연우 우지은 기자 = 해병대 예비역 단체는 2일 윤석열 대통령이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정권 퇴진 운동을 벌이겠다고 주장했다. 채상병 특검법이 통과되는 순간 뜨거운 눈물을 쏟은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시 "사생결단의 항전을 선포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해병대예비역연대는 이날 본회의 종료 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은 국회에서 통과된 특검법을 군말없이 수용하라"고 외쳤다.

이들은 "윤 정권은 병사의 죽음은 외면하고 임성근 사단장 한 명을 살리기 위해 달려왔다"며 "박정훈 대령에게 항명죄를 뒤집어 씌워 재판을 받게 하고 수사외압 핵심 혐의자 이종섭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도피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기 모인 해병대 예비역들은 피 흘릴 각오가 돼 있다"며 "국민이 부여한 마지막 기회에 응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이들은 본회의 전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도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이)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을 때, 우리는 정권 퇴진의 선봉에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우리는 채상병 순직 수사외압의 진상규명을 밝히기 위해 9개월을 거리에서 보냈다"며 "국민의힘 관계자들에게 수없이 대화를 요청하고 입장문을 전달했으나 어떠한 답도 듣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사단장 한 명을 구하기 위해 국가 안보를 흔드는 것이 어떻게 보수냐"며 질타했다.

해병대예비역연대 법률자문을 맡고 있는 김규현 변호사는 채상병 특검의 중요 요소로 ▲신속 ▲통합 ▲공정 ▲안보 네 가지를 꼽았다. 김 변호사는 "특검을 하게 되면 3개월 안에 진상을 규명할 수 있고, 군인과 민간인을 포함한 모두에 대해 관할권이 생긴다. 공정하고 신속한 수사가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들은 지난달 25일 채상병 사망 사건 외압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과 이시원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군사법원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고발장을 제출한 바 있다.

한편, 채상병 특검법은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야당 단독 처리됐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을 표결에 부쳐 재석 168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했으며, 여당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사일정 변경과 단독 강행 처리에 항의하며 퇴장했다.

대통령실은 야당이 채상병 특검법을 단독 처리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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