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원한남 직전 거래 90억원 대비 30억원 올라
압구정 구현대 115억원 등 100억원대 거래 속출
"국지적 양극화…본격적인 상승세로 보긴 어려워"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서울 부동산 매매 시장에 혼조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 용산구와 강남구 등 고가 아파트 단지들에서는 100억원대의 신고가 거래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국에서 최고 실거래가를 기록한 아파트 단지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나인원한남' 전용 244㎡으로, 지난달 11일 120억원(4층)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는 직전 거래인 90억원(2층)에 비해 30억원 오른 값이다.
두 번째로 높은 실거래는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나왔다. 압구정동 '구현대 6,7차' 전용 245㎡은 지난 3월 115억원(10층)에 직거래되며 지난 2021년 기록한 직전 거래(80억원) 대비 35억원 높은 값으로, 신고가를 세웠다. 세 번째는 용산구 한남동의 '한남더힐' 전용 233㎡로 지난 2월 직전 거래(95억원) 대비 5000만원 높은 95억5000만원(11층)에 팔리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뒤이어 성동구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용 198㎡(93억원),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삼성' 전용 175㎡(90억원), 강남구 청담동 '마크힐스 1,2단지' 전용 192㎡(85억원) 등이 올 들어 가장 높은 실거래가를 기록했다.
이처럼 서울 시내 일부 고가 아파트 단지에서 신고가가 쏟아지며 전국 상위 50개 단지의 매매가격 지수도 두 달 연속으로 상승하고 있다.
KB부동산 '월간 KB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50개 아파트 단지의 가격을 수치화한 '선도아파트50 지수'는 전월 대비 0.12% 오르며 2개월째 상승했다. KB부동산은 세대수와 가격을 곱한 시가총액 상위 50개 단지를 매년 선정해 시장의 움직임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러한 선도아파트50 지수는 ▲2023년 11월 0.46% ▲2023년 12월 -0.14% ▲2024년 1월 -0.22% ▲2024년 2월 -0.06%로 하락세를 보였으나 ▲2024년 3월부터 0.01%로 상승전환한 뒤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서울 아파트 상위 20%의 가격을 하위 20% 가격으로 나눈 값인 '5분위 배율' 역시 3월 기준 4.95로 지난 2018년 9월 5.01기록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해당 수치는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 간 가격 차이를 나타낸 것으로, 배율이 높을수록 격차가 심하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최근 부동산 시장에 양극화가 더욱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커지면서 서울에서도 똘똘한 한 채를 미리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원은 "강남권 등 몇몇 고가지역에서 신고가 기록들이 나오는 가운데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도 3년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최근 2년 동안 시장에 쌓여 있던 급매물들 위주로 조금씩은 소진될 조짐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근의 거래량 상승과 신고가 경신 사례를 토대로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인 집값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다고 보는 일각의 해석에 대해서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매니저는 "집값이 본격적인 상승세라고 판단하기엔 어려워 보인다. 2024년 아파트 거래시장은 고금리 기조 속 '저리 대출 상품' 등의 거래가 매수심리를 자극하고 있지만, 입지에 따라 국지적인 움직임이 일어나는 양극화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양극화는 오히려 심화되고 있어 부동산 시장의 가격 상승이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보다는 집값 하락을 방어하는 역할을 하는 정도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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