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에 '이동권 보장' 스티커 붙인 전장연 3명 무죄

기사등록 2024/05/01 11:54:05 최종수정 2024/05/01 12:00:52

法 "역사 원래 목적대로 사용에 문제 없어"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가 지난해 3월10일 오전 서울 중구 시청역 1호선 승강장에서 열린 '서울시의 UN장애인권리협약-탈시설 가이드라인 이행을 촉구하는 시위'에서 바닥에 스티커를 부착하고 있다. 2023.03.10. kgb@newsis.com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서울 지하철역 승강장에 스티커 수백장을 붙인 혐의로 기소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공동대표 등 3명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 지충현 판사는 1일 오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재물손괴 혐의를 받는 박 대표와 권달주 전장연 상임공동대표, 문애린 활동가(이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지하철역 승강장 내부에 스티커를 붙였더라도 역사를 원래 목적대로 사용하는 데 큰 문제가 없어 무죄라는 변호인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지 판사는 "부착된 스티커가 접착력이 강하지만 제거가 현저히 곤란하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스티커가 부착되고 락카가 뿌려진 장소에서 승객들이 움직이지 못했다는 것은 스티커 제거 작업이 이뤄지는 동안에만 있던 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승강장 벽면에 부착된 스티커는 표지판을 가리지 않는 위치였기 때문에 피고인들의 행위가 (승강장의) 안내 행위를 저하했다고 볼 수도 없다"고 했다.

박 대표는 선고 후 "사회가 변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기대했는데 무죄가 선고돼서 기쁘다"며 "이전에는 스티커를 붙였다는 것을 길거리에 담배꽁초를 버린 사건처럼 취급하던 관례가 있었는데 이번 사건에선 판사님이 그동안의 맥락을 고려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이들은 지난해 2월13일 삼각지역에서 기자회견을 한 후 전장연 측 주장이 담긴 스티커 수백장을 승강장 바닥에 부착하고, 락카 스프레이를 분사한 혐의로 구기정 삼각지역장에게 고발당했다.

이후 사건을 수사한 서울 용산경찰서가 이들을 지난해 6월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긴 바 있다.

검찰은 지난달 1일 결심공판에서 재판에서 박 대표에게 벌금 500만원, 함께 기소된 권달주 상임공동대표와 문애린 활동가에게 각 벌금 2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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